어업분쟁으로 추석 없는 어란 어민들
추석을 일주일 앞둔 지난 22일, 김양식작업이 한창인 송지면 어란 어민들은 진도측 어민들과의 분쟁 때문에 만호해약을 나갈 때는 조를 짜서 나가야 한다. 이날도 만호해역에서 김포자 작업을 하고 있는데 진도어민들의 신고로 진도행정선이 떠 작은 실랑이가 벌어졌다.
상황이 이러다보니 한창 김 포자를 붙이고 미끼를 뿌릴 시기인데도 바다에 나가는 것이 영 불안하다.
진도쪽 어민들은 어란 어민들에게 만호해역에서의 어업을 중지하라는 내용증명서를 보내는가 하면 또 이날은 진도행정선이 김작업 중단을 요구하는 등 매일 매일이 걱정이다.
40년째 이곳에서 김양식과 전복양식을 하고 있는 강대길(76)씨는 최근 마을로 귀어한 청년들 걱정이 앞선다.
강씨는 만호해역 김양식 1세대로 수없이 많은 실패와 도전 끝에 만호해역에 양식업을 뿌리내렸고 지금은 큰아들도 함께 김양식을 하고 있다.
강씨는 “진도는 김양식이 기업화돼 수백줄이 넘어 1,000줄 넘는 양식장을 가진 이들도 있지만 어란어민들은 면허지를 받을 때 달랑 25줄 씩 나눠 가졌다. 딱 1년 벌어서 아이들 용돈주고 생활비하면 남는 것이 없는 규모인데도 나고 자란 곳이 바다라 할 수 있는 것이 바닷일이 전부다”며 “최근 몇 년간 김이 호황을 누리면서 젊은이들의 귀어가 많아졌다. 젊은이들 대부분이 선박과 양식기자재에 많은 돈은 투자한 상태라 만호해역서 떠나면 전부 빚쟁이가 된다”며 안타까워했다. 이어 그는 “해남군과 군의회가 적극적으로 협상에 나서 젊은이들이 하루 빨리 안심하고 김양식업에 매진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한 어민은 오전에 김발을 막기 위해 양식장을 나갔다 진도행정선에 저지를 당해 아직도 분한 마음이 크단다. 그는 “아직 법원의 판결이 난 것도 아닌데 만호해역에서 당장 철수하라고 하는 것은 맞지도 않고 법적 판결까지 몇 년이 걸릴지 모르는데 그동안 생업을 포기하란 말과 같다”며 “만호해역에 나갈 때는 조를 짜서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평화로운 듯 보이지만 불안감이 점차 커지는 만호해역, 어민들은 어떻게든 분쟁이 빨리 종식되길 바라는 마음뿐이다.
한편, 지난 21일 광주법원해남지원에서는 만호해역 어장분쟁 소송 4차 변론이 있었으며 5차 변론은 오는 10월19일 오전 10시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