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남군민은 대흥사 때문에 행복하다는 말을 듣는다. 해남읍에서 조금만 이동하면 대흥사와 두륜산이 있다. 계곡을 끼고 있어 걷기에 최고의 장소인지라 아침과 저녁시간에 이곳을 걷는 군민들이 많다. 특히 나이 지긋한 중장년층의 걷기 장소로 인기가 높다. 주로 걷는 코스는 계곡을 끼고 걷는 오솔길이다.
해남군이 추진하고 있는 두륜산 길 정원 사업은 이곳을 찾는 이들에게 더 안락한 휴식과 쉼을 주기 위해 추진하는 사업이다. 지금의 길에 조금만 더하면 되는 것이다.
그런데 새로운 임도를 개설한다는 것에 반대의견이 많다. 임도는 오솔길 우측 능선에 들어선다. 임도를 내기 위해 얼마나 많은 나무와 능선이 훼손될지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쉼과 휴식을 위해 진행하는 길 정원사업이 자칫 자연을 훼손하는 사업이 될 수 있다.
대흥사 숲길은 대흥사만의 것도, 군민들만의 것도 아니다. 수천년 역사에서 물러받은 해남의 자산이고 그러기에 후손에게 보존해 물려줄 땅이다.
또 대흥사 숲길은 난대수종이 잘 남아있는 식생의 보고다. 그것 때문에 생태수업이 이곳에서 이뤄진다. 대흥사 숲길은 안타깝게도 볼라벤 태풍 때 많은 훼손을 맞은 바 있다. 울창한 숲이 한순간 사라져 버린 것이다. 그런데 여기에 인간의 인의적인 개발로 하얀 임도길이 들어선다면 대흥사 숲길은 더욱 황폐화의 길을 걷게 된다.
대흥사는 세계문화유산이자 문화재 보호구역이다. 임도를 내고 싶어도 내기 힘든 규제를 받고 있다. 따라서 두륜산 길 정원화 사업은 원점에서 다시 살펴야 한다. 임도 자체를 염두에 두지 말고 기존 길을 놓고 쉼의 공간을 조금 보충하는 선에서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흥사 임도 개설에 대한 군민들 대부분도 반대한다. 군민들이 반대하는 이유는 그만큼 이 길에 대한 애정이 크기 때문이다.
두륜산 길정원 사업, 원점에서 다시 살펴보자.
- 기자명 해남우리신문
- 입력 2020.09.28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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