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석천/전 교사

 동화책을 구하기조차 어려웠던 내 어린 시절, 어쩌다 만난 동화책을 읽으며 상상의 세계 속으로 들어가곤 했습니다. 그 중 ‘잭과 콩나무’라는 책이 너무 재밌어 몇 번이나 반복해 읽었던 기억은 생생합니다. 하늘까지 닿은 콩나무처럼 상상의 키가 날마다 자랐던 것 같습니다.
책의 유익을 설명해 무엇하리오만 책을 읽는다는 건 어디론가 내가 알지 못했던 곳으로 날아가는 일 같은 것입니다. 나아가 오늘 읽은 책들은 핏속을 떠돌며 ‘나’를 이루는 성분이 될 것입니다.
하루가 멀다하고 새로운 책이 나오는 책의 홍수 시대입니다. 홍수에 먹을 물이 귀하듯 책이 너무 많아 오히려 책을 고르기가 어렵습니다.
제가 오늘 이야기하고자 하는 책은 「지하의 아이, 지상의 아이」라는 책입니다. 저자는 김정민이며 한림출판사에서 발행했습니다. 
지상의 아이로 대표되는 새봄이, 지하의 아이로 대표되는 아리엘이 만나 엮어가는 이야기입니다. 
이 책은 앞으로 다가올 미래의 환경문제뿐만 아니라 친구의 우정, 희망을 이야기합니다.
이 책은 겉표지만 보아도 스토리를 상상할 수 있습니다. 앞표지에는 지상의 회색 하늘과 회색빛의 건물들, 그리고 지하에는 깨끗한 하늘과 건물과 바다가 대조되어 있습니다. 뒤표지에는 검은 연기. 숨쉬기가 힘들어 입을 막고 다니는 사람들이 보입니다.
과연 지하의 아이와 지상의 아이라는 책은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까요?
「미세 먼지 가득한 미래, 어느 날」의 이야기입니다.
지상의 세계는 구역별로 구분되어 있습니다. 빈부의 격차에 따라 사는 곳의 환경이 다릅니다.
지상엔 미세먼지가 너무 가득해서 검은 바람이 거리를 잠식합니다. 지독한 공기 오염으로 어른이나 아이나 온갖 병에 시달립니다. 이렇다 보니 사람들은 언제나 마스크를 하고 다니고 보통은 일회용 산소통을 가지고 다녀야 합니다. 
학교가 늦은 시각인데도 뛰지를 못합니다. “사람들 앞에서 뛰면 장기매매단이 건강한 아이들을 잡아 폐를 떼어간다”는 어머니의 말씀 때문입니다.
새봄이는 1구역에 위치한 학교로 전학을 갑니다. 그곳 학교는 신선한 공기가 공급되는 곳입니다. 아이들은 마스크를 벗고 자유롭게 지냅니다. 하지만 새봄이는 9구역에 사는 아이라서 늘 놀림을 당하며 친구 사귀기도 쉽지 않습니다. 
그런 새봄이에게 나타난 지하의 아이 아리엘은 친구가 되어주고 신비한 지하의 세계와 지상의 세계를 넘나들며 가까워집니다. 
그러던 어느 날, 아리엘이 사라져 버렸습니다. 
아리엘은 어디로 사라졌을까요?
엄마의 말씀에 따르면 장기를 노리는 사람들이 많다던데….
이 책은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됩니다.
손 안의 스마트폰이 독서의 역할을 대신하고 있는 요즘입니다.
좋은 책을 읽는다는 건 삶의 자양분 같은 것이어서 시나브로 그 사람을 만들어 나갈 것입니다.
지하의 아이와 지상의 아이라는 책은 요즘 사회문제로 대두된 환경문제와 우정을 동시에 다룬 좋은 책입니다. 동화지만 어른들도 잭과 콩나무라는 책처럼 상상의 세계를 경험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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