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현하/해남읍
윤현하/해남읍

 코로나로 인해 마스크와 같이 생활한지 수개월이 지났다. 그러던 10월의 어느 날 인문학 강의가 재개됐다는 소식에 한걸음에 참여키로 했다. 프로그램은 다양했다. 
‘이윤선 교수-내안의 도깨비, 내 밖의 도깨비’, ‘황지우 시인-시를 통해 얻는 삶의 가치와 위안’, ‘오영상 작가-우리 꽃, 우리 새를 찾아서’라는 주제였다.
이윤선 교수는 유구한 우리역사에서 도깨비가 얼마나 조상들과 함께 어울렸는지, 많은 자료를 통해 참가자와 의견을 주고받는 강의로 진행했다. 본인의 연구 성과를 알려주고 참가자들의 질문과 또 다른 견해에 대해 존중해주는 열린 강의였다. 이와 함께 해남군 및 인근지역의 간척사업 등으로 인해 표지석 조차 없는 미륵바위 등 지역문화자원을 알려줬고 탐방 때는 지역문화재와 마을이름 유래, 설화까지 알려줘 참가자들의 호응을 얻었다. 
황지우 시인은 과거 시인의 화려한 경력에서 나오는 권위와 유명세보다는 참가자와 가까이하려는 모습을 프로그램 종료 후까지 한결같이 보여줬다. ‘시’가 무엇인지, 어떻게 하면 ‘시’에 가깝게 다가갈 수 있는지를, 시인은 여러번 보았던 이탈리아 영화 제목을 적어주세요를 통해 시의 핵심은 ‘은유’라는 것을 강조했다. 은유를 통한 ‘시’가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고차원적으로 표현해 다른 사람에게 전달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매우 유익한 시간이었다.
오영상 작가는 우리 주변에 흔한 새와 꽃, 식물들을 자신이 직접 촬영한 자료를 활용해 수업을 진행했다. 너무나 흔하게 보이는 것이라서 무심코 지나쳤던 것을 다시금 그 이름과 유래를 알게 됐고, 참가자 중 연세가 많으신 분들은 어린 시절 겪었던 경험과 추억의 시간을 꺼내놓으며 웃음이 끊이지 않는 시간이었다. 강진만과 순천만 습지까지 작가는 무거운 카메라와 드론을 가지고 촬영한 왜가리, 고니, 각종 오리 등 수 많은 새들을 접할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여줬다. 
“바쁘다. 시간이 없다” 누구든 이런 말을 한다. 지금은 코로나로 인해 삶의 여유가 더 없어지고 피폐해진 것 같다. 사람들과의 만남이 소중할 때인 만큼 인문학을 통해 여유를 가지고 앞으로 살아갈 영양분을 만들어가며 지금까지 살았던 삶을 되돌아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길 위의 인문학 프로그램’을 추진한 모든 관계자들과 강사들 고생 많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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