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원 사동리 초기청자 가마터, 첨단 불창기술 발견
가마 길이 50m 이상, 한국 초기청자 역사 바꿀 단서

화원면이 우리나라 청자 발생지라는 학설을 뒷받침해줄 최대 규모의 가마터가 화원 사동리에서 발굴됐다. 
화원면이 우리나라 청자 발생지라는 학설을 뒷받침해줄 최대 규모의 가마터가 화원 사동리에서 발굴됐다. 

 화원면이 우리나라 청자 발생지라는 사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화원면 사동에서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규모의 초기청자 흙가마 터가 발굴됐다. 현재 모습을 드러낸 가마의 길이만 50m. 그러나 잘린 앞부분 3m와 아직 드러나지 않은 끝부분까지 합하면 그 길이는 아직 알 수 없다. 
특히 당대 최첨단 기술인 불창시설이 2.5m간격으로 조성된 것이 확인됐다. 불창시설이란 가마의 온도를 높이기 위해 가마 중간중간에 구멍을 뚫어 땔감을 넣는 창을 일컫는데 이러한 불창시설은 조선시대 가마에서만 확인된다. 따라서 이번 화원면에서 발굴된 가마터는 규모도 규모지만 불창이라는 최첨단 도자기 기술이 10세기 전반에 이미 우리나라에서 사용됐다는 점을 증명한다. 
그동안 우리나라 청자제작 기술은 중국의 벽돌가마가 중부지역으로 유입된 후 흙가마로 전환돼 전국으로 전파됐다는 것이 정설이었다. 그러나 이번 불창의 발견으로 해남청자는 중부권이 아닌 중국의 선진적인 가마기술이 바로 유입됐고 따라서 우리나라 청자 발생지는 중부권이 아닌 해남이라는 사실이 더욱 힘을 얻게 됐다. 참고로 우리나라 초기청자 가마크기는 대부분 10~20m 정도, 또 조선시대 백자 가마터까지 소급해도 50m에 이르는 가마는 발견된 바가 없다. 
이번에 발굴된 가마터는 불창이라는 최첨단 기술뿐 아니라 중국 월주요를 닮은 비색(秘色)의 최고급 청자편이 다량 출토돼 화원이 초기청자 발생지라는 근거를 더욱 탄탄히 뒷받침해주고 있다. 
한국의 청자역사를 바꿀 화원도요지는 현재 90여기가 존재하고 있는데 이제까지 1기만 발굴됐고 현재 주목을 받고 있는 2기가 발굴 중이다. 그런데 문화재청으로부터 발굴을 허가받는 면적 외까지 가마 크기가 계속 이어지자 해남군은 나머지 끝부분을 발굴하기 위해 내년 국비를 신청할 계획이다. 한편 해남군에는 화원면을 비롯해 산이면에 수백여기의 가마터가 분포하고 있다. 이에 해남군은 고려청자 생산지인 강진, 부안과 함께 한국 고려 청자요지의 세계유산 등재를 공동으로 추진하고 있다.
해남군 관계자는 “해남 화원면 신덕리 일대는 고려 초기 청자 생산의 거점으로서 한반도 자기 발생 시기를 해결하는 실마리를 제공할 수 있는 중요한 곳으로 주목받고 있다”며 “연차적인 발굴조사를 통해 고려청자의 진정성을 규명하고,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적극 추진해 고려청자 가치가 더욱 널리 알려질 수 있도록 지원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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