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상금/전 서울시의원
민상금/전 서울시의원

 눈부시게 빛나는 만추의 가을빛이 8층 거실에 가득한 오전 10시 오늘도 외출은 아예 포기한 채 어제와 다름없는 하루가 시작된다. TV에서는 어제 자정 기준으로 코로나19 신규 감염 확진자가 두 자리라고 밝히고 있지만 나는 알 수 없는 공허와 슬픔을 즐긴다.
질병관리본부장(현재는 질병관리청장)이 국내에 코로나 감염환자가 발생했다고 발표했던 정확한 날짜는 지난 1월20일이다. 
그리고 일 년 가까운 시간이 지나고 있지만 세계 어느 국가에서도 백신이나 치료제를 생산한다는 뉴스는 없고 임상 시험 중이라는 소식뿐이다. 
연초부터 역사학자들은 이구동성으로 코로나 팬데믹 이전과 이후로 인류의 역사가 확연히 달라질 것이라고 예측한다. 
그 예측은 우리는 이미 지난 추석명절에서 실감했다. 
유년시절 달력에 동그라미를 그려가면서 애타게 기다렸던 로망은 온데간데없고 예절과 미풍양속마저 사라졌다. 
세계 제1의 강력한 K방역-사회적 거리두기와 비대면 그리고 마스크 착용은 부모형제라도 만나서는 안되며 사랑스런 손자녀를 안아 볼 수도 없게 만들었다.
역병과 전쟁은 언제나 빈곤층에게 치명적이 돼 인간의 존엄성마저 무너뜨린다. 
이는 코로나19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유럽선진국과 중남미 국가의 참상에서 잘 드러나고 있다. 확진자 숫자에 가려진 사망자에 대한 소홀함과 황망한 죽음 앞에 장례식도 제대로 치르지 못하는 가족공동체의 나약함이 안타까울 뿐이다. 
우리가 경계할 것은 코로나19 감염도 무섭지만 거리두기와 비대면에 익숙해지면 각자도생의 생존방식-고립주의 팬데믹이 가져올 우리의 삶의 모습이다. 
이는 필연적으로 교육격차 빈부격차로 나타날 수밖에 없다. 
물론 역병 때문에 위기의 세기로 불리웠던 17세기 때도 갈릴레오나 뉴턴 같은 과학자들은 과학혁명의 시대로 탈바꿈시키기도 했다. 
사피엔스의 저자로 더 유명한 이스라엘 역사학자 유발하라리는 코로나 팬데믹이 몰고 올 진짜 재앙은 바이러스가 아니라 우리 내면에 자리 잡게 될 악마, 증오, 탐욕, 무지라고 경고하면서 이를 극복할 수 있는 길은 배려와 소통 즉 공감사회가 삶의 지표가 될 때라고 강포한다. 다만 내가 덧붙이고 싶은 것은 모든 질병은 환경오염에서 발생함으로 우리는 쓰레기 분리수거라도 제대로 시행했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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