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성·현장성 있는 현산 백포만 적합 강조
이견 많지만 연동 건립만큼은 대부분 회의적
호남 문학의 산지이자 해남문학을 상징하는 녹우당에 역사박물관 건립이 맞을까.
해남역사박물관 건립 기본계획 수립 및 타당성조사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박물관 건립 장소에 대한 논의가 더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지난 25일 열린 주민공청회 자리에서 용역회사 측은 건립 장소 1순위로 읍 연동, 땅끝순례문학관 옆을 꼽았다. 녹우당 인근 5,000평 부지에 300억원이 투입되는 건물을 짓겠다는 것이다.
이유는 확장 가능성과 조망성, 위험요인 대응성에서 연동이 유리하다는 것이다.
또 박물관 안 구성은 해남 고대 유물과 해남초기 청자를 비롯해 해남사람들의 생활사를 담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한 반론이 제기됐다. 변남주 교수는 박물관은 역사성과 현장성이 중요하다며 해남 역사의 태동지이자 고분군과 고인돌이 분포된 백포만에 들어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5,000평 규모에 박물관을 짓는다는 것은 건물 중심의 박물관을 짓겠다는 의미다”며 “건물 중심의 박물관은 대도시 국립박물관 어디서나 볼 수 있다. 해남만의 박물관은 건물 밖에 있는 다양한 유물과 역사현장을 동시에 관람할 수 있고 그럴 때만이 해남역사를 관통하는 해남만의 박물관이 탄생한다”고 주장했다.
건물 중심의 박물관은 박제화되는 박물관으로 외면당할 수 있다고 주장한 변교수는 “접근성 면에서 연동을 택했다고 하지만 연동이나 현산 백포만 일대는 공간적 의미에서 멀리 느껴질 뿐 자동차나 버스의 이동으로 봤을 때 비슷하다”며 “확장 가능성 면에서도 백포만이 더 났다”고 강조했다.
이어 “역사현장에 박물관을 짓는 것은 건물 밖 역사까지도 박물관 안으로 흡수시키는 것이고 아이들도 건물 안과 밖에서 자연스럽게 해남역사를 받아들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삼산면 박태정씨도 해남인류의 시작점인 백포만에 박물관을 건립해야 역사의 현장성을 담아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읍 학동 전영대씨는 “9개월만에 300억원 규모의 박물관이 결정될 수 있느냐. 지역균형발전 차원에서 장소를 결정해야 한다”며 지역민의 의견을 반영해 장소를 결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해남역사박물관 부지에 대해 해남군의회도 검토해 보겠다는 입장이다.
김병덕 의장은 “연동은 문학장소라는 뚜렷한 성격의 공간이고 그러한 성격을 더욱 확장시키는 방향에서 연동은 고민할 장소다”며 “역사박물관은 역사성을 고려하는 방향으로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해남역사박물관은 군민 모두가 바라는 것이기에 의회 차원에서도 논의를 이어가겠다고 덧붙였다.
해남역사박물관 건립 장소에 대해 청소년들의 이용율을 높이기 위해 해남공룡박물관 인근에 건립해야 한다는 등의 다양한 의견이 제시되고 있지만 읍 연동에 대해선 대부분 비판적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한편 해남군은 오는 12월11일 최종보고회에 이어 내년 1월 전라남도 및 문화체육부와 사전 협의를 거쳐 2022년 건립 사업비 확보, 2027년에 박물관을 준공하겠다는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