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삼겹살을 취급하는 식당에선 상추를 더 달라는 손님이 제일 무섭다. 야채와 나물을 주로 취급하는 보리밥집도 장사가 아무리 잘 돼도 밑진다는 말이 나온다. 올 추석엔 신선한 야채 맛보기가 어려울 것이란 한숨 소리가 주부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올 초 이상저온 현상으로 신선 야채 가격이 폭등한데다 최근 연이은 태풍의 영향으로 채소 값이 천정부지로 뛰었기 때문이다. 추석을 10여일 앞둔 현재 애호박 하나에 3000원을 육박해 지난해에 비해 120% 이상 크게 올랐고 시금치도 250g 한단에 5000원을 향해 치솟고 있다.
지난 8일을 기준으로 해남지역 야채 가격이 지난해에 비해 50% 이상 올랐으며, 특히 상추의 경우 1관(약 3.75kg)에 6만원~6만5천원까지 치솟아 고기 음식점에선 울며 겨자 먹기로 상추를 내놓고 있다고 하소연한다.
해남읍 인천상회 관계자에 따르면 상추와 애호박 뿐 아니라 무도 1박스(20kg)에 2만4천원에 거래되고 있고 특히 마늘의 경우 중국산 마늘 수입 중단까지 겹쳐 부르는 게 값일 정도로 200% 이상 크게 올랐다고 말했다.
또 야채 가격이 너무 크게 오르다 보니 매장을 찾았다가 그냥 빈손으로 나가는 손님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이 같은 야채 가격 고공 현상은 추석 전까지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또한 농촌에 물량이 없어 추석이 지난다 하더라도 쉽게 내리지는 않을 것 같다고 전했다.
태풍 곤파스로 인한 과실 낙과 피해도 심각해 과일 가격도 폭등했다. 올 봄 이상저온현상으로 작황이 좋지 않았던 사과의 경우 5kg 한 상자에 4만5천원까지 치솟아 지난해에 비해 30% 상승했으며, 배 역시 7.5kg 한 상자에 3만원이 넘는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올 추석 제사상에 신선한 야채를 올리기는 힘들게 됐으며 특히 추석 선물로 인기가 많았던 과일 세트는 고급 냉장육이나 한우세트, 주류세트, 수산물세트, 햄과 참치 등 가공식품류 등으로 대치될 것으로 전망된다.
읍의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가격이 급등한 사과나 배 등의 과일류 보다는 한우 세트 등에 눈을 돌릴 것으로 전망된다며, 매장에서도 과일보다는 다른 종류의 선물 세트를 구비해 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희중 기자/
해남우리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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