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구원(탑영어학원장)
이구원(탑영어학원장)

 

 작년은 코로나19로 세계가 멈추는 와중에도 한국의 문화적인 역량이 전세계로 뻗어나가는 한 해였다. 연초에 봉준호 감독이 아카데미상을 휩쓸지 않나. BTS가 빌보드차트를 쓸어담고 보수적인 그래미상 후보에까지 올랐다. 영국 EPL에서는 손흥민이 전세계 축구팬들에게 골 잔치를 선사하고, 코로나로 전 세계인들이 집에 머물 때 넷플릭스에서는 한국드라마가 각 나라 차트 상위권을 차지하는 그야말로 국뽕이 뿜뿜하는 한 해였다.
 이러다 보니 한국어를 배우려는 외국인들의 숫자는 점차 늘어나고 있으며 한글의 우수성을 찬미하는 외국 석학들이며 유명인들도 늘어나고 있다. 영미권 커뮤니티 레딧에서는 가끔 한글에 관한 질문과 답변이 올라오곤 한다.
 최근 인상 깊었던 글은 한국에서 한글을 배우는 외국인인데, 한국어가 어렵다는 말과 함께 한글에서 ‘우리’라는 말을 언제, 어떻게 써야 할지 모르겠다는 질문이었다.  우리 가족, 우리 마을, 우리나라…, 여기까지는 이해가 되는데 우리 아내? 이 말은 도저히 이해가 안 된다는 말이었다.
 여기에 다른 외국인이 답을 주었다. 한국에서 우리라는 말은 가족처럼 끈끈한 관계에서 붙이는 말이라고 답을 해줬다.
 한국인인 나도 답하기 어려운데 외국인들의 한국말, 한국문화에 대한 이해가 정말 깊다는 것을 느꼈다.
 단군왕검이 이 땅에 나라를 세울때부터 건국이념이 홍익인간일 정도로 한국은 철학적인 민족이었다. 또한, 우리라는 공동체 의식이 넘치는 나라였다. 이런 나라가 지구상에 존재하지 않았으니까 지금에서야 한국의 위상이 코로나19 사태 때 빛을 발하고 있지 않나 생각한다.
 지금 대한민국은 출산율 저하로 인구감소 현상이 위험해 보인다. 해남도 젊은 사람들보다 나이 드신 어르신들이 많이 계시다 보니 마을 활성화를 위해 마을공동체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해남우리신문도 작년에 그 사업의 파트너로서 열심히 한해를 보냈다.
 활기를 잃은 시골 마을을 활성화하는데 이보다 좋은 사업은 없는 듯하다. 해남군도 이 사업을 중앙에서 가져오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성과도 있었다. 무엇인가 하나의 목표를 만들고 마을 주민들이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은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일이다.
 물론 처음 사업 아이템을 정하는 것은 어려운 작업이다. 하지만 시간이 걸리더라도, 그 사업이 남들 보기에 정말 보잘것없어 보인다고 할지라도 꾸준히 열심히 하다보면 성과가 나올 것이고, 혹 나오지 않더라도 주민들이 즐거워하고 함께 할 수 있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것이 아니냐고 편하게 생각하자. 이런 사업을 통해 나온 성과물이 해남 미남축제에서 선보이고 그것이 해남을 상징하는 또 하나가 된다면 더할 나위 없이 기쁜 일이다.
 근래 들어 재미있게도 자(子)가 들어가는 해는 국가적 위기가 왔다가 축(丑)이 드는 해는 빠르게 회복됐다.
 IMF(1997년 병자년), 세계금융위기(2009년 무자년), 코로나19(2020년 경자년) 2021년 신축년에는 치료약도 백신도 준비돼 있으니 해남 주민들이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힘을 쏟고 해남군이 뜨겁게 지원하는 한해가 되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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