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미/행촌문화재단 대표
이승미/행촌문화재단 대표

 

 지난해 우리는 길고 어두운 터널을 지나왔다. 새해가 시작되고 한달이나 달려왔음에도 아직 그 터널의 끝은 보이지 않는다.
 많은 미래 학자들은 다시는 2019년 같은 평범한(?) 해로는 돌아갈 수 없을 것이라고들 말한다. 우리는 여전히 2019년 어디쯤 멈춰져 있는데도 말이다.
 마을 농부의 발길이 부쩍 바빠진 요즈음 땅은 얼었다 녹았다를 반복하고 있다. 그 틈에는 지난해 아무렇게나 버려둔 튤립도 뿌리를 내리고 있었다.
 지난해 봄 내내 활짝 아름답게 꽃을 피워준 튤립 구근을 캐어 정성껏 말리고 저장 해두었으나 정작 가을이 되어 펴보니 대부분 까맣게 썩어가고 있었다.
 실망한 마음에 아무렇게나 화단에 버려뒀는데, 신기하게도 버려진 구근들이 땅에 뿌리를 내리고 있었다.
 한 달 이상 지속된 북풍한설 극심한 추위는 모든 것을 얼려버렸는데도 땅 덤불 속에는 이미 초록의 싹이 자라고 있는 것도 다시 희망을 품게 한다.
 지난 200년 근현대사를 지나온 인류는 그 이전과는 확실하게 다른 삶을 겪었다.
 전에 없는 빠른 변화로 인해 1950년과 1980년 사이의 세대와 2000년대 세대는 같은 언어를 쓰고 한 공간에 있어도 소통이 어려울 만큼 다른 세계에서 살고 있다.
 “이제 인류 대부분은 배고픔과 추위, 그리고 생존을 위한 끝없는 노동을 면하게 됐다. 수많은 질병을 극복하고 수명이 길어졌다.”
 이렇게 생각하면 다소 위안이 되고 불안감이 사라지는 듯하다.
 지난 200년간 인류는 단 한번도 후퇴하지 않고 빠른 속도로 끊임없이 변화하고 편리하고 편안한 삶을 영위한 것이다.
 그러나 2021년 이후 인류의 삶의 시공간은 이전으로는 다시 돌아갈 수 없을 것이라고 말한다. 또한 우리 삶의 패러다임이 변화해야 한다고 그 중 교육이 가장 먼저 변화를 가질 것이라고들 말한다.
 지난 200년 산업사회로의 변화는 ‘교육’의 힘으로 이뤄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성공적인 산업사회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수많은 인력이 필요했다. 필요한 인력은 교육을 통해 중단없이 공급됐다.
 산업시대 역군을 길러내는 학교가 도시에 속속 들어서고 그 결과 도시는 점점 비대해졌다.
 도시는 블랙홀처럼 모든 것을 빨아 들였다. 도시의 포화 상황이 인계점에 다다를 즈음 어느 날부터 교육이 바뀌어야 한다고들 했다.
 IOT 기반의 정보화 사회로의 변화는 도시집중을 억제하는 가장 강력한 동력이 됐다. 이제는 오히려 산업사회의 일부구성원으로서의 삶이 아닌 스스로의 삶을 주도적으로 영위할 수 있도록 창의성과 자발성에 중심을 둔 교육으로의 대전환이 필요한 시점이
됐다.
 IOT기반의 사회, AI 시스템은 도시와 지역의 공간과 거리를 무력화시켰다. 지식은 이미 내 손안에, 생각할 줄아는 똘똘한 AI가 언제든 손안에 있다.
 이는 점점 가속화될 예정이다. 지난해 우리 사회는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그 가능성을 충분히 경험했다. 이제 ‘학교 안’ 교육에서 ‘학교 밖’ 다양한 세계, 산업사회의 성실한 구성원이 아닌 자발적 인격체를 기르는 교육으로 전환의 시간이 도래했다.
 전남교육청에서 추진하는 농어촌 유학프로그램이 새로운 교육의 시작으로 성공하기를 누구보다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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