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상여 제작은 옆동네 사람이 맡아

인제가면 언제오나 ~ 어화 넘차 어화~  
북망산이 머다더니 저 건너 안산이 북망이네~
지난 5일 계곡면 마고 마을(이장 김형호)에 상여소리가 울려 퍼진다.
노자없이 못가갔네~라는 대목에선 상주들이 상여에 돈을 꽂는다. 망자의 혼을 달래고 망자를 보내는 상주들의 마음도 달래는 꽃상여 행렬. 마고리 주민들은지난 5일 수십년만에 처음으로 상여를 맸다.
이날 상여는 망자의 부인이 원해 이뤄졌다. 20여년 전 마을을 떠난 향우가 교통사고로 사망하자 그의 부인이 원이라며 마을에 부탁했고, 이에 마을에서는 긴급 마을회의를 열었다.  
그런데 꽃상여를 어디서 구할 것이며 상여소리 선창은 누가 할 것이며 젊은이도 없는 동네에서 누가 상여를 맬 것인가 등 해결해야할 문제가 한두 가지가 아니어서 결정은 쉬이 이뤄지지 않았다.
그러나 다행히 운구거리가 600여 미터밖에 되지 않은데다 가족의 바람이 커 한번 해보자는 안으로 집약됐다. 꽃상여 제작은 예전에 꽃상여를 만들어본 경험이 있는 잠두리 김충호씨에게 부탁했다. 김씨는 일일이 재료를 구해 꽃상여 제작에 들어갔고 마고리 주민들은 예전에 경험이 있던 마을 사람에게 선소리꾼을 맡겼다. 그리고 상여는 동네 사람들 모두가 매기로 했다.
상여가 마을을 떠나던 날. 80줄에 가까운 사람들도 모두 상여를 맸다. 가구라고 해봐야 22호. 60대 후반이 막내인 동네에서 70대 후반이라고 엄살 부릴 처지가 아니었다. 그러다보니 장지까지 3번씩이나 쉬었다 가야했다. 상여가 나가던 지난 5일은 날씨도 어찌나 덥던지 동네사람 모두 땀으로 목욕을 했다. 몇십 년만에 불러보는 상여소리. 가락도 가사도 가물가물하지만 서로 어우러져 부르니 기억이 되살아난다.
이날 마고리 주민들은 덥고 힘들었지만 망자의 혼을 달래기 위해 울기도 웃기도 하며 상여메기에 최선을 다했다.  
박성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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