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남을 자전거로 다니다 보면 정말 평화롭다. 휴대전화기에 음악을 듣기도 하고 좋은 내용의 방송을 들으며 달려도 좋다. 사계절 고천암의 한가한 도로를 달리다 보면 행복하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몇 달 전부터 자전거로 다니는 동네 어귀에 ‘해남 군 공항 이전 반대’라는 귀여운 플래카드를 본다. 이건 조직적으로 붙인 게 아니라 정말 조그만 플래카드라 대충 걸려있다.
뉴스에서 얼핏 들은 광주 송정리 전투비행단이 광주공항에서 떨어져 나와서 무안공항 이전 뭐라 뭐라 한뉴스를 보긴 했다.
그러다가 그 전투비행단 입후보지로 해남, 무안, 고흥이니 뭐니 한 뉴스를 본 기억이 난다.
아! 1~2년 전인가 슬쩍 본 뉴스에서 광주광역시에서 몇몇 지자체에 전투비행단 이전에 대한 의향서를 보냈는데 해남군은 뜯지도 않고 반송했다는 뉴스를 보면서 잘하고 있다고 생각을 했다.
대학 때 친구가 광주 송정리 광주공항 근처 아파트에 거주해서 자주 놀러 갔다. 그 기억이 지금도 나한테는 생생하다. 정말 시끄러웠다. 낮잠을 잘 수 없을 정도로 시끄러웠다. 소음공해의 폐해며, 소음공해가 인체며 농작물이나 가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나열하기 위해 찾아보고 싶지는 않다.
해남은 지금도, 차후에도 관광과 농업으로 지자체를 이끌어야 한다. 지금이야 광주광역시와 전라남도가 전투 비행단 이전에 대해 논의를 하고 있겠지만 어차피 공군 즉 국가적인 사업이 될 수밖에 없다.
이들이 이전하려는 부지의 조건으로 지역민들의 저항이 적어야 한다는 항목이 있다고 해서 저는 개인적으로 반대의 의사를 표명한다.
들리는 말에 의하면 군 공항을 이전하는 대신 숙원사업을 이뤄준다고 하는데. 지금이 70년대도 아니고 가능한 숙원사업이 뭐가 있을까를 생각했는데 개인적으로 떠오르는 것은 없다.
이명박 정부 때 4대강 사업을 추진하면서 이것을 하면 경제적 효과가 얼마고, 일자리가 얼마나 생기고 뉴스에서 엄청나게 떠들어댔다. 지금 남는 게 뭐가 있는가? 홍길동도 아니고 4대강 댐을 댐이라고 부르지 못하고 보(洑)라고 부르는 언론과 이것을 없애자는 것밖에 남지 않았다.
그때 4대강을 반대하는 측에서 예를 들었던 게 독일이었다. 독일은 내륙지역이다 보니 강을 통해 물류를 유통하고자 강을 파헤쳤다. 그런데 세월이 흐른 후 원상태로 복원하는데 천문학적인 돈이 들어가고 그것도 처음과 같은 강으로의 환원도 쉽지 않다는 보도였다.
관광산업은 흐름에 맞게 이것도 개발하고 저것도 개발할 수 있지만, 극단적으로 말하면 아무것도 하지 않고 현상만 유지하고 있어도 몇 년, 몇십년이 지나면 희소성 때문에 국민들한테 사랑받을 수 있을 거로 생각한다.
간 보지 말고 광주광역시는 전투비행단을 딴 지역으로 보내라. 난 젊었을 때 들었던 그 전투기 이착륙 소리를 해남에서 듣고 싶지 않다.
하기야 지금까지 해남에 원전이 생긴다, 화력발전소 생긴다, 이슈가 있었을 때마다 해남지역 사회단체며 농민회가 주축이 되고 군민들이 합심해 막았고, 그 결정은 지금 생각해도 옳았다.
이번에도 민관이 합동해서 해남지역으로 군 공항 이전을 막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