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는 빅3(EU, 중국, 미국)의 시대가 가고 아시아의 시대가 열린다.”
코로나 쇼크 이후 세계 최고 전문가들의 예언이다. 우리가 주도할 세계를 위해 필요한 공동체문화에 대해 알아보자.
요즈음 외국에 나가 있는 지인들과 연락을 더 자주한다. 그들은 하나같이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우리나라와 같은 선진나라가 없다고 말한다. 그들이 체류하는 국가는 의료시스템이 붕괴되고, 국민들의 비협조와 생활용품 사재기, 무질서에다 의사들이 도망가는 현상까지 발생하고 있단다. 그러나 우리는 어려움을 한류문화로 극복하고 있다. 김치, 만두, 라면으로 상징되는 K푸드, 방탄소년단 등의 K팝, 영화, 한복, 판소리 등이 그것이다. 즉, 한류의 세계화는 국가브랜드를 제고시키고 경제적으로도 나비효과를 크게 보고 있다.
‘문화(文化)’는 다양한 개념을 갖고 있어 한마디로 정의하기란 어렵다. 하지만 문화의 어원은 농업과 밀접하다. 서양에서 문화(culture)라는 말은 경작이나 재배 등을 뜻하는 라틴어(cultus)에서 유래했다. 즉, 문화란 자연에 인간이 작용을 가해 변화시키거나 창조해 낸 것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필자가 주목하는 우리 문화는 농업을 근간으로 하는 마을공동체문화이다. 중국, 왜(일본) 공동체 문화와 차이를 단편적으로 살펴보자.
우리는 3천여 년 전부터 농경생활을 하면서 기둥을 땅에 박아 집을 짓고 정착생활을 했다. 그런데 이런 농경생활은 많은 사람이 모여 두레나 품앗이 같은 공동작업을 해야 한다.
그래서 마을을 이루고 질서를 지키고 살았다. 반면 중국 북방민족이나 왜는 우리와 살아가는 방식이 전혀 달랐다. 북방족은 초원의 유목민족이다.
중국 만리장성의 북쪽에 거주하며 게르라고 하는 천막을 치고 살다가 풀을 찾아 유랑생활을 했다. 이런 유목 생활은 흩어지는 것이 가축에 유리해 마을공동체가 발달하기 어려웠다.
왜인들은 바다를 중심으로 생업을 이어갔다. 12~19세기의 일본은 단일 국가라기보다는 막부(幕府)라는 군사 집단 간 연맹체 무사정권이었다. 즉, 중앙의 쇼군 아래 지방의 다이묘들이 서로 칼을 겨누고 이합집산 군웅할거하는 형국이다. 일부 섬 왜인들은 봄철에 식량이 떨어지면 해적으로 돌변하기도 했다. 따라서 왜인들의 민족성은 강자에는 약하고 약자에는 강하다.
또 이권에는 전투적일 수밖에 없다. 일본의 공동체 특징은 전국적이 아니라 지방의 무사(다이묘) 아래 생존을 위한 투쟁적인 공동체라 할 수 있다.
북방민족이나 왜인들은 우리와는 다르게 충·효·예를 근간으로 하는 국가교육시스템도 부재해 야만스러웠다.
심지어 침략전쟁 시 지휘관도 문맹자가 대부분이어서 글로 소통이 어려웠다. 우리의 공동체문화는 국가가 위기에 봉착하면 그 진가를 발휘했다. 현재 코로나 상황뿐만 아니라 IMF 때도 그러했고, 임진왜란 당시에는 전국에서 의병들의 활동으로 승화됐다.
왜구들은 선조 왕이 도망가고 한양을 점령하면 전쟁이 끝났을 줄 알았는데 들불 같이 일어난 의병봉기에 당황했다. 위대한 국민성으로 승화한 마을공동체문화는 고유한 우리 민족 정신의 근간이며, 세계를 주도하려는 우리의 미래로 확신한다.
그런데 최근 들어 전국 최대의 농군인 땅끝 해남도 전통적인 공동체문화가 급속히 소멸돼 가고 있는 듯하다.
여기에 디지털문화가 만연하면서 개인주의도 가속화되고 있다. 사라져가는 마을공동체문화의 소중함을 깨닫고 그 전통을 이어가려는 노력이 절실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