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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리 황수익씨는 이날 오전 10시경 전복양식장을 가기위해 바다에 나섰다. 배를 타고 선착장을 빠져 나가려는 순간 바다에 검정 물체가 눈에 띄었다.
가까이 다가가서 보니 놀랍게도 고래였다. 난생 처음 보는 고래. 고래는 이미 숨져있었다.
곧바로 해경에 신고한 황씨는 고래꼬리에 밧줄을 묶어 선착장으로 인양했다.
신고를 받은 해경이 달려와 밍크고래임을 확인해 줬다, 밍크고래는 크기 3미터80센티, 무게는 800kg이었다.
고래를 잡았다는 소리에 마을사람들이 모여들었고 황씨에게 횡재했다며 모두들 좋아했다.
해경은 이미 고래가 죽은지 며칠 지났다며 곧바로 반출을 허가했다.
황씨는 포항으로 가면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다는 말을 듣고 자신의 1톤 트럭에 얼음을 깔고 고래를 실었다. 그러나 고래가 어찌나 크던지 꼬리 쪽이 1미터 가량 차량 밖으로 나와 4.5톤 트럭을 빌려 옮겨 실었다.
6시간 이동해 도착한 포항 죽도 수협 경매장에서 경매가 시작됐다. 하지만 기대가 실망으로 변해버렸다. 경매사들은 잡힌 고래는 어미를 잃고 먹이를 먹지 못해 상품 가치가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경매 낙찰 가격은 260만원, 상태만 좋았다면 1500~2000만원은 받을 수 있었다는데….
황씨는 고래인양을 위해 도와줬던 후배도 생각해야 하고, 얼음과 포항까지 소요된 이동경비 70여만원, 동네 사람들에게 소주라도 한잔 대접하려면 배보다 배꼽이 더 크겠단다. 그래도 황씨는 상상하지도 못한 고래를 잡아 행운이었다고 말했다.
박성기 기자/
해남우리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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