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지자체의 정부지원사업이 공모사업으로 이뤄진다. 공모사업을 통해 지자체에 예산을 내려주는 방식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일방적 지원이 아닌 각지자체의 의지와 개발능력, 준비 된 인프라를 놓고 지원을 결정하겠다는 의미이다.
 해남군도 정부의 활발한 공모사업 신청으로 역대 최대 규모의 국비를 확보하고 있다. 각 실과가 국비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모든 공모사업이 용역에 의존한다는 점이다. 신청하는 공모사업이 늘어나는 만큼 용역 의뢰도 늘어난다. 용역에 의존한 공모사업은 판박이식 내용이 나올 가능성도 높지만 공직사회의 기획력과 창의성, 책임성은 낮아진다는 우려가 있다.
 모든 사업의 주체는 해당 사업에 대해 충분히 계획 연구하고 또 실제로 부딪쳐보고 학습을 통해 전문성이 강화된다. 가장 높은 기획력이 필요한 공모사업을 모두 외부 용역에 의존한다면 공무원들은 단순 실행자로만 국한될 수 있다.
 또 이러한 용역의존도는 머리가 아픈 분야는 외부에 의존하려는 경향을 키운다. 공무원들의 전문성이 퇴보되는 우려도 있다.
 옛 말을 알아야 면장을 한다고 하듯 알아야 행정의 질도 높아진다.
 현재 해남군도 전문영역에 외부 학예사들을 채용하는 등 전문가 채용이 활발하다. 또 작은 영화관, 청소년지원센터, 청년관광 사업 등 각종 군 산하 기관운영을 민간에 위탁하고 있다.
 민간위탁은 경직된 공무원 사회에서 운영하기 어려운 각종 분야에서 민간의 창의성을 행정에 접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실제로 큰 효과를 보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각종 용역과 민간위탁 등이 늘어나는 만큼 공무원들의 분야별 전문성 및 기획력을 높일 방안이 뒤따라 한다는 것이다. 과업을 지시하는 사람의 질이 높을수록 더 나은 과업이 나오기 마련이다. 준비되지 않는 공직자들이 의뢰하는 용역, 그 용역이 국비 확보 외에 해남군의 발전에 실제 도움이 될지 고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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