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남군, 폐교된 화산남초에 건립추진
미술관인데 내용은 나열식 체험위주
해남군이 폐교된 화산남초등학교에 건립하겠다고 나선 군립미술관, 우려하는 목소리가 들린다.
해남군은 화산 평호리에 있는 폐교를 군립미술관으로 조성하는 ‘해남군립미술관 건립 타당성 및 기본계획수립 용역’을 추진했다.
문제는 이를 누가 관리하느냐이다.
또 해남군립미술관의 상징을 무엇으로 표방하느냐이다. 용역에서 성공사례로 제시한 보성 미술관은 백민화백의 작품 등 1,000점의 작품이 토대이고 영암군립하정웅미술관도 동강 하정웅 선생이 수집해 온 작품이 토대이다.
고흥 남포미술관은 선대 때 모아온 작품이 미술관 건립의 토대가 됐다.
이들 미술관들은 특정 인물의 소장품을 토대로 미술관을 열었고 또 미술관에 열정을 쏟는 이들이 이를 운영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해남군이 추진하는 군립미술관은 미술관을 상징할 작품이 없는데다 또 공무원이 운영한다는데 문제가 있다. 지붕없는 미술관을 표방한 고흥군도 폐교를 활용한 미술관이 많다. 이들 미술관들은 대부분 작가 레시던스를 겸해 운영된다.
문제는 또 있다. 해남군은 군립미술관에서 미술 음악 도예 조각 공예 염색 경매, 전통놀이, 지역특산품 요리 만들기 등 숱한 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하겠다는 계획이다. 물론 요즘 모든 미술관도 체험을 기본으로 한다. 그러나 체험은 미술관이라는 영역에 더해지는 것이지 그 자체가 전부는 아니다는 것이다. 해남군이 제시한 군립미술관은 해남군을 대표하는 미술관이 아닌 체험공간인 셈이다.
‘해남군립미술관 건립 타당성 및 기본계획 수립 용역’ 관련 간담회가 지난 8일 군의회에서 열렸다.
민경매 군의원은 “이름은 군립미술관인데 체험위주의 프로그램이 주다.
또 화산남초는 접근성도 낮고 주변에 연계시설이 없는데 이를 활성화할 방안이 있는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
또 “협소한 공간에서 너무 다양한 프로그램이 열리는 곳에 작가들이 창작활동을 하러 오겠느냐”며 “한 시설에서 다양한 교육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보단 군에서 매입한 8개 폐교들을 활용해 지역별로 특화된 공간을 다루는 것을 고민해봐야 한다”고 제기했다.
해남군립미술관이 낙후된 면지역으로 가는 것에 대해 맞는지부터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해남군은 ‘해남군립미술관 건립 기본계획’ 공청회를 오는 17일 오전 10시30분 문화예술회관 다목적실에서 개최한다.
군민들과 예술인들의 다양한 의견을 듣는 기회가 될 공청회는 코로나19 예방과 확산 방지를 위해 참석 인원을 50명으로 제한해 진행한다.
군 관계자는 “이번 공청회가 우리군의 문화예술 활성화와 군민들의 문화 향유의 장이 될 군립미술관 건립에 더욱 박차를 가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