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위주 공모사업 우려, 군의회 보고도 60% 그쳐
늘어나는 민간 위탁운영·시설물 사후관리도 과제

 해남군의 공모사업이 해남 전체 이미지를 그리지 못하고 단발성 사업에 만 매진하고 있다는 우려와 함께 이를 견제·감시할 군의회 역할이 미진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해남군의 지난 2019~2020년 공모사업은 163건으로 총 2,680억원에 이른다. 민선7기 이전 오랜 군수공백으로 행정력이 마비되다시피 한 상태에 비교하면 엄청난 성과다. 하지만 공모사업이 무분별하게 진행되고 이로인해 해남군 재정에 빨간불이 들어올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해남군은 지난해에만 문화관광 분야에 100억원 규모의 전남형 지역성장 전략사업에 공모했고, 생활SOC 분야에 200억원, 도시재생 뉴딜사업 142억원, 어촌뉴딜 182억원, 복합체육문화센터 86억원 등 2019년 67건·754억원에 비해 2배가 넘는 공모사업을 확보하며 2년 연속 기록을 경신 중이다. 공모사업이 활발한 것은 좋지만 그에 따른 용역 난발과 완공될 건물들의 사후관리 등이 문제로 남겨졌다.
 이 같은 우려를 반영하듯 최근 해남군의회가 무분별한 공모사업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대표적으로 지난 310회 임시회 공유재산 관리계획안 ‘구교지구 근린생활형 소규모 체육관 건립안’이 보류됐다. 해남군은 구교리 108번지외 7필지, 11,496㎡를 매입해 구교지구 생활체육시설로 활용가능한 다목적체육관과 주차장을 만든다는 계획이었다. 총 투자비는 86억원으로 토지매입비 41억원, 공사비 45억원이다.
 이에 군의회는 체육관시설은 일정 종목이나 단체의 점거 우려가 크고 야외 공원보다 공공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부결했다. 또한 충분한 공론화를 거치지 않고 대규모 사업들이 진행되는 것에 대한 우 려도 존 재했다.
 또 많은 공모사업들이 관리주체에 대한 명확한 구분 없이 ‘일단 만들고 위탁’ 체제로 가는 것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최근 군의회는 ‘작은영화관 민간위탁 동의안’을 보류했고 ‘청소년복합문화센터 민간위탁 동의안’도 반려했다. 이는 해남군 행정이 공모사업을 추진하면서 차후 운영계획에 있어 고민이 부족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작은영화관은 추후 심의로 보류됐지만 지역 내 위탁운영이 가능한 단체가 없다는 점도 문제다. 작은영화관 위탁은 영사기사, 영사기능사 자격증이 필수로 요구된다. 작은영화관을 추진함에 있어 청년정책과 맞물려 최소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것을 고려 해야 했다는 지적이다.
 청소년복합문화센터의 경우는 해남군에서 최초로 시작하는 사업임에도 바로 민간위탁을 추진하는 것은 해남군의 최소한의 학습의지 마저 의심케 하고 있다. 광범위하게 이뤄지는 공모사업에 대해 해남군의회는 공론화를 문제삼고 나섰다. 지난해 공모사업 163건 중 94건만이 의회에 보고됐고 40%에 해당하는 69건은 의회보고 없이 추진됐다.
 그런데 역으로 의회보고 없이 추진된 공모사업 중 군의회 승인 건도 30%에 이른다. 해남군이 의욕적으로 추진하는 각종 공모사업, 각 부서별로 공모사업 경쟁에 나서다보니 각 공모사업간 연계성과 확정성은 고려대상이 아닌채 진행되고 있다. 쏟아지는 공모사업, 분명 득도 크지만 실도 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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