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산면 평활리 황토그린민박 술 전시관에는 1,500여종에 이른 각종 술병들이 전시돼 있다.
 조철환(74)씨가 35년 동안 수집해 온 것들로 소주부터 양주, 과일주, 북한산, 중국산 술까지 종류도 국적도 다양하다.
 35년 전부터 술병을 모으기 시작한조씨는 자신의 집 2층에 작은 술병 전시관을 꾸며놓았다. 전시관에는 양주와 소주, 민속주, 홍주, 맥주 등 분야별로 각각 나눠 술병을 전시해 놓았고 관람자가 원한다면 조씨의 설명도 받을 수 있다.
 한때 고급술 시장을 지배했던 국산 양주인 나폴레옹과 캡틴 큐도 눈에 띈다. 곰바우, 황진이, 이몽룡, 금복주 등 술 이름만으로도 과거의 향수가 느껴진다. 또 해남술도 전시돼 있는데 피난민들이 만든 40도 삼산녹산주가 눈길을 끈다.
 이곳을 구경하는 이들은 “맞아. 옛날에 저 술이 있었지”라며 웃음을 짓고 과거를 회상한다. 애주가들은 특히 옛 추억 속에서나 있을 법한 술병을 보며 정겨운 시간을 보낸다.
 1970년대에 나온 술부터 현대의 술까지, 술병에 담긴 시대상과 변화를 그대로 느낄 수 있다.
 영웅을 그리워했던 시대에는 나폴레옹 같은 영웅들의 이름이 담긴 술병이 유행했고 통일이 화두였던 시대에는 북한산 술이 유행했다. 웰빙을 추구하는 현대에는 각 지역 특산물로 만든 과일주와 가볍게 마시는 과일향 소주가 인기다. 조철환씨의 설명이 곁들여지면 타임머신을 타고 재미있는 술 공부가 된다.
 민박집에는 150여개에 이른 각종 막걸리병도 전시해 놓고 있다. 일명 막걸리 전시관에는 지역별 막걸리의 변화를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가지런히 놓여있다.
 식탁과 조리도구도 한켠에 있어 이곳에선 막걸리병을 구경하며 얼큰하게 취할 수도 있다.
 조철환씨는 “로우커, 캡틴큐, 나폴레옹, 남아공월드컵 기념주 등 이제는 없는 것들이라 더욱 귀해 해남에 충분히 볼만한 볼거리가 된다”며 “술의 가치를 알아주는 곳과 연결돼 박물관에 전시되면 좋겠다”고 전했다.
술전시관 : 삼산면 오소재로 9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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