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값, 레미콘가격에 멈춰선 건설현장
레미콘업체 담합 해결방안 없나

 “요즘 공사현장 멈춘 곳이 한 두곳이 아니에요.”
 해남에서 20년 동안 철근, 각파이프, 판넬 등 금속구조물 공사 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안 모씨는 요즘 같이 건설경기가 최악일 때는 없었다고 말한다.
 반년 전만 해도 1t당 58~60만원을 형성하던 철판이 최근 150만원으로 2배 이상 올랐고 철근의 경우 60만원에서 138만원까지 값이 뛰었다.
 설계당시보다 무려 2배 이상 철값이 오르자 공사현장도 작업이 중단됐다.
 안 모씨는 “일단 계약이 끝나면 자재비 인상분에 대해선 대부분 모른척 한다. 도저히 공사를 진행하지 못해 공기를 연장시키는 곳도 많다”고 말했다.
 해남은 각파이프와 샌드위치 판넬을 이용한 농가창고와 축사 부속물과 같은 공사현장이 많아 철값 상승에 따른 직격타를 받고 있다.
 사급공사만 타격을 받은 것이 아니다.
 해남군에서 진행하던 관급 공사도 지장을 받고 있다.
 관급공사는 조달을 통해 구입하기때문에 비용적인 측면에서 큰 타격은 없지만 조달청마저 철근을 구하지 못해 건축, 배수로, 농로 등 철근이 필요한 공사현장이 일시적으로 멈췄다. 건설업자들은 공기연장 및 간접비 상승으로 인해 어려움이 발생하고 공사현장 노동자들도 현장이 줄면서 소득이 크게 줄어든 상태다.
 더욱이 전국적으로 시멘트 가격인상과 재고 부족에 따른 레미콘 수급 불안도 심화되고 있어 건설업의 고민은 더욱 커지고 있다.
 여기에 해남지역의 레미콘 가격은 전국에서 가장 비싼 수준인 것도 문제다. 전국 평균 가격은 1루베 당 6만5,000원~7만원 선인데 반해 해남군은 루베당 8만7,000원 선으로 6루베가 들어가는 레미콘 한차 가격은 51~52만원, 타 지역과 10만원 이상 차이를 보이고 있다. 특히 지난해 4월 해남군 소재 6개 레미콘 업체의 담합이 사실로 밝혀지면서 공정위의 시정조치가 내려졌지만 레미콘 업체들은 1년이 넘도록 가격인하는 커녕 오히려 가격을 소폭 상승시켰다.
 건설업을 하는 박 모씨는 “안 그래도 코로나로 힘든 상황인데 철 가격까지 오르면서 인건비는 고사하고 자재값도 감당키 어려운 상태다. 또 레미콘 가격은 왜 이리 비싼지, 공정위가 시정조치를 하면 뭐하느냐. 전혀 달라진 것이 없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농군인 해남지역은 6월부터 농번기가 시작되면서 10월까지 건설경기가 활발하지 못하다. 여기에 철값 상승과 인건비 상승, 높은 레미콘 가격이 지역 건설업 종사자들을 더욱 힘들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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