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산초등학교 40회 졸업생
나이 들어 만나니 더 좋아

현산 고현마을 70년지기 삼총사, 왼쪽부터 임종수·이강춘·최승재씨는 함께 즐거운 인생2막을 보내고 있다.
현산 고현마을 70년지기 삼총사, 왼쪽부터 임종수·이강춘·최승재씨는 함께 즐거운 인생2막을 보내고 있다.

 

 현산 고현마을의 70년지기 삼총사이자 현산초 40회 졸업생인 최승재(76)‧임종수(76)‧이강춘(76)씨가 유명인사가 됐다. 하루도 빠짐없이 함께 점심을 먹고 늘상 삼형제처럼 붙어 다니는 일이 알려져 유명해진 것이다.
 최승재씨는 해남에서 버스 운수업에 종사하며 지금껏 고향을 지켜왔다.  임종수씨는 서울에서 미장 전문가로 일했고, 이강춘씨는 부산에서 중공업회사에서 일을 했다.
 각자의 삶을 살았던 삼총사가 다시 뭉친 것은 3~4년 전. 정년퇴직을 하고 홀로 계신 어머니를 돌보러 고향으로 내려온 이씨, 귀농한 임씨, 고향을 지키던 최씨가 다시 만난 것이다.
 날마다 점심을 같이 먹는다는 삼총사, 아침이면 ‘우리집으로 온나’, ‘너희집으로 갈까’ 하며 하루를 어떻게 재밌게 보낼지 그림을 그린다.
 서울, 부산에 가족들을 두고 귀농한 두 친구는 고현마을에서 살고, 최씨는 해남읍에 살면서 매일 고현으로 출퇴근을 한다.
 최승재씨는 “나만 아내랑 산다는 이유로 친구들 김치배달을 한다. 아내가 일찍 못 들어오게 해서 오전 10시에 만나면 오후 5시까지 함께 시간을 보낸다”며 “친구들한테 진작 내려오지 그랬냐, 느그 없으면 어쩔 뻔했냐”고 핀잔을 주곤 한단다.
 삼총사는 농사도 함께 짓고 약초도 캐러 다닌다. 가을 겨울이면 산에서 살다시피 한다는 삼총사는 약초를 캐서 약탕기에 달여 물처럼 마신단다.
 일주일에 한두번은 맛집을 찾아가는데 그 횟수가 잦아지다 보니 없는 논까지 팔아먹을 지경이란다.
 임종수씨는 “내일 못 만날지도 모르니 오늘 만나려고 한다. 자주 볼수록 좋다”며 “날마다 잔치처럼 보내다 보니 살만 찐다”고 말했다.
 그들은 해남에서 만나 서로 희희낙락 지내는 지금이 참 좋다.
 또 삼총사는 혼자 사는 분들의 공사도 도와주고 있다. 1인 일당을 받아도 세친구가 다니다 보니 3인분의 일을 한다. 미장전문가인 임종수씨가 앞장서면 두 친구가 보조역할을 하면서 돕고, 일당을 받으면 맛있는 것을 사 먹는다.
 삼총사는 코로나 2차까지 접종을 마치고 나니 활동이 더 평화롭고 자유로워졌다.
 지금은 둘도 없이 지내지만 객지에 살 때는 연락은 가끔 하고 얼굴은 대소사나 명절 때나 볼 수 있었다. 어릴 적에 목욕하러 냇가도 다니고 놀러 다녔던 추억이 많다는 삼총사. 앞으로도 재미난 일들을 쌓아갈 계획이다.
 이강춘씨는 “도시에 있었으면 지금쯤 공원에나 가고 했을 텐데 고향에서 이렇게 즐겁게 지낸다. 객지에 살 때는 어딘가 마음이 불편하고 설움도 많았다”며 “속엣 말까지 하는 깊은 친구들을 만나 남은 인생을 즐겁게 살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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