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지역보다 조달단가 10%이상 높은데
관급공사 외 일반공사는 더 높게 형성
해남레미콘 가격이 전국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이에 대한 불만과 시정요구는 오래전부터 제기됐지만 불합리한 가격은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 이유는 레미콘 업체 간의 가격 담합 때문. 여기에 소비자의 선택권이 없는 조달청의 공급망 때문이다.
관급공사는 조달청을 통해 전국 모든 지역에서 물품 및 자재를 구입한다. 그런데 레미콘은 전남레미콘협동조합을 통해 거래가 가능하다. 레미콘 특성상 물류비용이 높다는 이유 때문에 지역별로 나눠 공급망이 이뤄지고 있지만 이러한 공급망을 악용해 시도별 레미콘조합은 가격담합을 꾀한다.
전남레미콘협동조합에는 전남남서부레미콘사업협동조합과 광주전남제일레미콘사업협동조합, 전남동남부레미콘사업협동조합 등 3개 조합이 있다. 그런데 이들 조합은 각기 지역을 또 나눠 서로 침범하지 못하도록 룰 마저 정했다. 서로 침범할 수 없는 지역 룰을 정하다 보니 여기서 또 한번의 가격담합이 이뤄지는 구조다.
해남에서 이뤄지는 레미콘 관련 관급공사는 전남레미콘협동조합을 통해 공급받는데 전남레미콘협동조합은 이를 다시 해남에 속한 전남남서부레미콘협동조합에 배정한다.
전남남서부레미콘협동조합에 속한 강진, 영암, 완도, 장흥, 진도, 해남지역은 아무리 가격이 비싸도 이곳에서만 레미콘을 공급받는 식이다. 그런데다 전남남서부레미콘협동조합에 소속된 해남 6개 레미콘 회사들은 또 지역 내 담합을 통해 가격을 좌지우지한다.
결국 해남 건설업자들은 가격이 아무리 비싸도 해남 6개 레미콘 회사에서만 레미콘을 공급받아야 하는 것이다.
이러한 가격담합으로 해남 레미콘가격은 전국에서 최고가를 달리고 있다. 가격담합에 대해 공정위로부터 시정조치를 받았지만 여전히 변화는 없다.
현재 해남군을 비롯한 인근 지자체들은 레미콘 가격 담합에 대한 소송을 진행 중이다. 상대는 조달청이 공급망을 정한 전남레미콘협동조합이다. 설사 소송에서 이긴다고 해도 가격변화에 기대를 걸 수 없다. 몇천만원의 과징금에 그치기 때문이다.
해남군은 농업과 수산업의 발달로 농로포장과 선착장 및 방파제 사업 등 레미콘 사용량이 많다. 당연히 관급 발주물량도 상당하다. 해남군이 지난해 전남남서부레미콘사업협동조합에서 조달받은 물량은 19만6,836루베, 금액으로는 140억에 이른다. 해남군청 외에 농어촌공사 등 다른 관급공사 등을 합한다면 그 액수는 더 뛴다. 또 개인들도 레미콘을 사용한다.
전남지역레미콘 협동조합의 공급단가도 상당히 높은 편인데 이중 해남이 속한 전남남서부레미콘조합의 공급단가가 단연 최고가다.
광주, 나주, 곡성, 담양, 화순, 장성이 속한 광주전남제일레미콘사업협동조합의 공급 단가는 1루베(규격25-21-120)당 6만6,700원. 순천, 광양, 구례, 여수가 속한 전남동남부레미콘조합은 6만6,890원이다. 그런데 해남군이 속한 전남남서부레미콘조합은 10%가량이 더 비싼 7만3090원이다. 레미콘 차량이 오갈 때마다 군민의 세금이 필요 이상으로 투입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관급공사를 제외한 일반사업의 경우 그 차이가 더 벌어진다. 현재 해남의 경우 6루베, 즉 레미콘 한 차당 52만원을 넘어서는데 타 지역의 경우 38만원에 공급하는 지역도 있다. 같은 비용으로 레미콘 3대당 1대를 더 부를 수 있는 것이다.
건축자재 가격이 담합으로 올라가면 건축물을 의뢰한 소비자는 물론 공사를 진행하는 업체에게도 큰 부담이 된다.
해남의 한 공사업체 관계자는 “레미콘의 강도과 슬럼프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해남지역 레미콘이 유독 높은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레미콘 가격이 사악하기로 유명한 제주도도 9만원대 형성돼 되고 있는데 육지인 해남이 그와 비슷하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토로했다.
또 “공정위에서 시정조치를 했다고 달라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 벌금이야 내면 그만이고 타 지역에서도 수억원의 과 징금을 맞 고도 나 몰라라하는 경우도 많다. 레미콘 시장의 특성상 어쩔 수 없이 사용하고 있지만 해남의 정상적인 경제성장을 위해서라도 레미콘 가격은 꼭 조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해남 내 레미콘 단가는 전남에서도 가장 높고 여기에 시장가격은 조달가보다 무려 10%이상이 더 높게 형성돼 있다. 시장단가가 조달단가를 웃도는 웃지 못 할 일이 해남에서 매일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