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남읍 수성리 환경지킴이..이영화씨
수성리 골목길~금강산까지 매일 청소

해남읍 수성리 이영화씨는 수성리 골목길 청소를 위해 매일 새벽 6시면 집을 나선다.

 

 새벽 6시, 길에서 아침을 여는 사람, 그것도 깨끗한 길을 여는 사람이 있다.   
“또 해요?”
“오늘도 해요?”
30년 간 해남읍 수성리 골목길을 청소하는 그에게 주민들이 건네는 말이다. 
비 오는 날은 우비를 입고, 맑은 날에는 빗자루를 들고 거리를 청소하는 이영화(69)씨의 모습은 주민들에겐 일상의 모습이 된지도 오래다.    
환경미화원의 손이 닿지 않는 골목길만을 골라 청소하는 그의 봉사는 아침 6시에 시작해 8시에 끝이 난다. 땅끝포크 길, 한듬 어린이집, 해남고등학교 앞, 고향순대 국밥 길, 성내식당에서 크리스탈볼링장 길, 제일중학교 골목길 등이 그의 손에 의해 말끔해진다. 2시간 동안 6,000보의 걸음. 자그만치 30년 세월이다. 
비닐봉지에 쓰레기가 쌓인 만큼 말끔해지는 도로, 되돌아서 그 길을 걷는 산뜻한 쾌감을 알기에 오늘도 종량제봉투를 들고 집을 나선다. 
거리만 청소하는 것이 아니다. 금강산 등산로 청소도 그의 몫이다. 팔각정 108개 계단에 이어 등산로 낙엽도 플라스틱 갈퀴로 청소한다. 등산객들이 낙엽 때문에 미끄러져 낙상하는 일이 없도록 하는 배려의 청소이다. 그러다보니 일년에 한번씩 새 갈퀴를 산다. 팔각정 오르는 양편의 동백나무 정전도 그의 몫이다. 수성리 사람들에 이어 금강산을 오르는 군민들 내에서도 그는 유명인사다. 만나는 이들마다 고생한다고, 고맙다는 인사를 건넨다.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이지만 그러한 인사가 내일 또 집을 나서게 하는 원동력이다.
새벽 거리를 청소한 후에는 노인일자리 사업에 참여한다. 
30년 동안 거리의 풍경도 많이 바뀌었다. 보도블럭도 바뀌고 건물도 바뀌고 골목길도 확장됐다. 또 예전 흔하게 주웠던 동전은 카드사용이 일상화되면서 요즘은 아예 찾아보기 힘들단다.
동전 대신 줍은 것이 휴대폰. 휴대폰을 습득하면 곧바로 해남읍파출소에 신고를 한다.  
미화원들 사이에서도 그는 유명인사다. 그가 길가에 내놓은 종량제봉투 매듭 모양이 다르기 때문이다. 느슨하면서도, 미화원들이 수거하기 좋게 묶는 방식은 그가 오랜 자원봉사를 하면서 터득한 배려이다. 
담배꽁초를 습관처럼 길에 던지는 사람들, 그러나 그는 그 길을 걷는 사람들을 위해 습관처럼 담배꽁초를 줍는다. 30년 동안 길 위에서 새벽을 여는 그는, 새벽길이 있었기에 건강하고 또 다시 그 길에서 새벽을 맞는다는 생각에 삶이 즐겁다고 말했다. 

 

 

 


김성훈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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