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소 영(마산초 교사)
김 소 영(마산초 교사)

 6학년 사회시간에는 정치에 대해 배우게 된다. 삼권분립의 정의와 국회, 정부, 법원이 하는 일을 배운다. 
학생들은 개념적인 측면에서는 국가가 3개의 힘으로 나뉘는 것과 각각이 어떤 일을 하는지 형식적으로 학습한다. 
하지만 학습이 아무리 잘 됐다고 하더라도 그 현장을 직접보고, 체험해 보는 것만큼 아이들이 생생하게 받아들이는 것은 별개라고 생각한다. 
해남군의회를 체험하기 전에 학생들이 어떤 조례안을 가지고 찬반 의견을 나눌지 학급에서 시나리오를 작성해보고 직접 토론을 해 보았다. 
하는 과정에서 아이들은 본연적으로 떠오르는 질문이 있었다. “선생님, 의회는 뭐하는 곳이에요?” 수업시간에 국회에 대해서만 배웠지 의회라는 단어는 처음 들어본 듯한 질문이었다. 
“우리 사회시간에 배웠던 삼권분립 중에 나오는 국회 있죠? 해남의 국회라고 생각하면 돼요” 아이들은 금방 이해했다는 듯이 “아~ 그럼 법을 만들고 예산 심의하고, 국정감사 하는 곳이겠네요!” 학습이 잘 돼 있는 기계적인 답변을 듣고 만족스러웠다.
학교에서 교사와 학생들이 만든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의회 담당자님께서 최종적인 시나리오를 작성해 주신 것을 받았다. 아이들이 이해하기엔 어려운 법 용어들이 있어 이해할 수 있게 설명해주니 곧잘 이해하고 연습하기에 충분했다. 그리고 처음 해보는 연습이라 그런지 연습할 때도 진지한 자세로 참여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드디어 아이들과 함께 의회에 갔다. 교사인 나도 태어나서 처음으로 의회라는 곳을 가보았다. 크기와 분위기, 생소한 풍경 등에서 나오는 아우라에 나뿐만 아니라 아이들 또한 압도당했다. 아이들은 주눅이 든 듯한 모습으로 조용히 자신의 이름이 적힌 팻말이 있는 자리로 이동했다. 
두리번 두리번 거리며 본인들 스스로 의회에 적응하려고 노력하고 있을 때 해남군의회 의원님들께서 한 분씩 등장하셨다. 
의원님들은 다정스럽게 아이들의 이름을 불러주시고 악수를 해주셨다. 나중에 아이들에게 들은 바로 대통령님과 악수한 것 같은 기분이라고 했다. 작은 것이지만 아이들에게는 크게 와 닿기 때문에 좋은 경험이었다고 생각했다.
아이들은 ‘어버이날을 공휴일로 지정하자’라는 조례안 통과를 위해 준비한 시나리오를 진지한 태도로 끝까지 집중해서 완벽하게 성공시켰다. 
주위에서 중학생 못지않은 모습이라며 칭찬을 해주시는 모습에 되려 내가 다 뿌듯하고, 아이들이 대견했다. 
끝나고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아이들은 너무 빨리 끝난 것 같아 아쉽다는 말과 부모님께 자랑해야겠다는 말, 지금까지 했던 체험과 색달라서 재밌었다는 말을 했다. 
그 말을 듣고 나는 ‘국회가 어떤 일을 하는지 기계적으로 대답하던 아이들 맞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국회가 하는 일이 무엇인지 정확히 깨달은 후 이야기 한 것은 전혀 다른 듯한 느낌이었다.
해남군의회 직원들 덕분에 학생들이 생동감 있는 수업을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어서 너무 감사하고 이런 체험에 다른 분들도 많이 참여해 보는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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