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능기부 경쟁률 7대1
임영희씨, 삶은 설레임

해남읍 해리 임영희씨는 은퇴 후 ‘아름다운 이야기 할머니’가 되어 아이들에게 재미난 옛이야기를 들려준다.
해남읍 해리 임영희씨는 은퇴 후 ‘아름다운 이야기 할머니’가 되어 아이들에게 재미난 옛이야기를 들려준다.

 

 “구렁이가 선비에게 동이 트기 전까지 종소리가 3번 울리면 살려주겠다고 했어요. 인적이 드문 산이라 이젠 죽었구나 하고 있는데 어디선가 큰 종소리가 댕 하고 울리는 거예요.”
해남읍 해리 임영희(70)씨가 신이 난 얼굴로 ‘은혜 갚은 꿩’ 이야기를 들려준다. 65세에 은퇴를 하고 누구보다 멋진 인생을 살고 있는 임씨는 올해 ‘아름다운 이야기 할머니’가 됐다.
‘이야기 할머니’는 문체부와 17개 지자체가 지원하며 한국국학진흥원에서 운영하는 사업으로, 여성 어르신들이 교육과정 이수 후 유아교육기관을 방문해 아이들에게 옛이야기와 선현들의 미담을 들려주는 자원봉사 활동이다. 
임씨는 올해 7대1 경쟁률을 뚫고 이야기 할머니가 됐다. 6개월 간 대면 교육, 비대면 교육, 현장실습 등의 교육과정을 이수했고 내년부터 지역의 유아교육기관에서 이야기를 들려주는 활동을 시작한다.
그의 삶은 늘 아이들과 함께였다. 등대원 원장으로 65세에 정년퇴직했고, 20년 동안 유치원 원장으로 현장에서 아이들을 만났다.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아름다운 이야기 할머니로 활동하는 임씨는 인생 3막이 열렸다고 말한다. 
인생의 뒤안길, 따뜻한 빛이 되고 싶다는 임씨는 등대원 원장 퇴임 후 재능기부 활동을 하고 싶었지만 그동안 나이가 걸림돌이 됐었다. 
임영희씨는 “아이들을 만나며 재능기부하는 일을 하고 싶었지만 나이 때문에 시작도 못 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이어 “기회가 다시 주어졌다는 것이 소중하다. 이 사업을 만나 고목나무에 꽃이 폈다. 또 앞으로 아름다운 열매가 열릴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임씨는 산책, 운동 등 건강한 삶을 살고 있다. 산을 걸을 때면 손에 이야기 원고를 들고 열심히 외운다. 10개의 옛이야기가 입에서 술술 나오기까지 지난한 노력이 있었다. 
소금맷돌, 은혜 갚은 꿩, 책을 만번이나 읽은 만득이, 예의를 가르친 맹사성 등 재미난 이야기들이 술술 나온다.
지난 4월부터는 어린이집에서 이야기 자원봉사를 했다. 주로 5~7세 아이들을 대상으로 옛이야기를 해주는데, 임씨는 무서운 호랑이가 되기도 하고 선비가 되기도 한다. 구연을 할 때면 누구보다 즐거운 표정으로 아이들을 만난다. 재미난 이야기 할머니에게 아이들이 달려와 안기려고 하고 사랑을 받고 싶어 한다.
아이들이 정서적인 교감을 필요로 한 시기에 이야기 할머니가 채워주고 있다. 또 이야기 할머니를 통해 꿈을 심어주며, 할머니의 사랑도 나눈다,
인생 3막, 그는 생이 즐겁고 아름답다고 말한다. 생각을 바꾸면 만족하고 행복하기에 그의 삶에는 항상 감사가 따른다. 
임영희씨는 “지금 이 나이에 감사밖에 없다. 내가 할 수 있는 게 뭘지 생각하고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무리하지 않고 활동하려고 한다”며 “아이들을 만나는 삶이 나에게 또다른 행복이자 활력소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해남우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