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그곳에 가면
도롱테와 달리던 길이 있다.

길가 여윈 낭미초는 손짓을 하여도
깡마른 개망초대 휘파람 소리에

북새바람이
골목길을 훑어서 간다.

아슬비만 내려도 철벅철벅 검정고무신 벗어들고
바지 자락 질질 맨발로 뛰어가던

말부리 더듬거리다 잊은 그 이름
저기 저 손짓만 하다가
차창에 스쳐간 소꿉친구 흰 머리칼

길섶에 피어 있는 쑥부쟁이같이

 

 

서정복(심호 이동주 기념사업회장)
서정복(심호 이동주 기념사업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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