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들 정치놀음에 이용
선관위에 관련자 고발

해남 20대 청년들이 기자회견을 통해 국민의힘이 자신들을 정치적으로 이용했다며 시정을 요구했다. 
해남 20대 청년들이 기자회견을 통해 국민의힘이 자신들을 정치적으로 이용했다며 시정을 요구했다. 

 

 ‘땅끝마을 생애 첫 뉴권자 연합’ 소속 50여명의 청년들이 국민의힘 윤석열 대통령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는 언론보도와 관련해 어린 청년들을 이용한 악의적 선거운동이라는 반박이 만만찮다. 특히 그 같은 선거운동에 윤영일 전 국회의원이 함께한 것으로 알려져 비판이 거세다. 
지난 23일 신문에 사진까지 실린 해남출신 20대 청년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어른들이 자신들을 정치놀음에 이용했다며 억울함을 호소하고 나섰다. 모 언론에 보도된 내용에 따르면 장 모 뉴권자연합 대표 등 땅끝마을 생애 첫 유권자 50여명이 지난 11일 국민의힘 해남연락사무소에서 “독선과 내로남불만 일삼는 민주당 정부보다는 윤석열 후보를 지지한다. 땅끝에서의 선택이 구태의연한 바보 민주주의, 허울뿐인 민주주의가 아닌 새로운 민주주의의 시작”이라며 “국토의 최남단, 한반도의 시작점인 땅끝에서 시작된 작은 촛불이 이제 전국을 덮을 것이라 확신하며 이곳에서 윤석열 후보를 지지한다”고 했다.
이에 언론에 얼굴까지 실린 청년들은 지난 23일 해남군민광장에서 ‘국민의힘은 청년들 가슴에 상처 주시 마십시오’라는 반박 기자회견을 가졌다.  
청년들은 기자회견에서 “설 연휴 때 선배가 식당에서 보자고 해서 오랜 만에 밥 한끼 먹기 위해 만날 줄 알고 갔는데 도착한 곳은 식당을 개조한 사무실이었다. 그곳에는 많은 어르신들이 있었는데 다짜고짜 우리에게 사진을 촬영하고 자신들이 준비한 글을 읽으라고 했다. 우린 서로 하지 않겠다고 했는데 선배 아버님과 주변 어르신들이 괜찮다. 아무 문제없다고 한사코 부탁하자 차마 거절을 못하고 응했을 뿐이다. 선거 관련이었으면 그 자리에 나가지도 않았을 것이고 또 선배 아버님이 언론에 보도될 일이 없고 그냥 자신이 보관한다고 해서 응했을 뿐인데 너무 억울하다”고 호소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20대 장 모씨는 “언론에 우리가 ‘땅끝마을 생애 첫 뉴권자 연합’ 소속이고 내가 대표로 돼 있더라. 그러한 조직을 들어본 적도 없는데 우리가 자발적으로 조직을 만들고 성명서를 낭독한 것처럼 둔갑했다. 또 해남청년 8명과 진도 청년 6명 등 14명이 참여한 것으로 아는데 언론에는 50명으로 기재됐고 모인 날짜도 2월2일인데 최근 모인 것처럼 보도됐다”고 말했다. 
이날 청년들은 “생애 첫 유권자들을 어른들의 입맛에 맞게 마음껏 농락해도 되는가. 아무리 이겨야 하는 선거라고 하지만 자식 친구까지 이용하며 이기고 싶은가”라며 “자신들의 인격을 너무도 짓밟아버렸다”고 비판했다. 
설 명절을 맞아 모처럼 친한 친구와 선후배들의 만남이 진흙탕이 돼 버렸다고 밝힌 청년들은 기자회견을 통해 국민의힘은 당장 언론에 그같은 일이 사실이 아니라고 밝혀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기자회견 후 청년들은 해남선거관리위원회를 찾아 선거법 위반 혐의로 윤영일 전 의원 등을 고발했다.
한편 청년들이 모였던 국민의힘 선거사무실에는 윤석열 후보를 공개 지지한 윤영일 전 국회의원도 참석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청년들의 기자회견에 참석한 한 청년의 부모는 자신의 정치적 목적에 우리 자식을 이용해 아이에게 씻지 못한 상처를 줬고 해남의 정치문화마저 저급화시켰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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