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자/해남우리신문 발행인
박영자/해남우리신문 발행인

 

 땅끝 20대 청년 50여명이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를 지지했다는 언론보도와 관련 해남이 한때 떠들썩했다. 
지지내용도 일베들이나 할 수 있는 격한 내용들, 소위 편향된 사고를 가진 유튜브에서나 접할 수 있는 막말격의 내용이 첫 대선 선거권을 행사하는 20대들의 입에서 나왔다는 것이 절망스러울 만큼 놀라웠다. 그것도 땅끝 청년들을 대표해 발표했다는 내용을 보며 땅끝해남의 미래마저 절망스럽게 느껴졌다. 
윤석열 후보를 지지했다고 해서 나온 절망이 아니라 청년들 입에서 나왔다는 그 내용에 놀란 것이다. 
처음 언론보도를 접했을 때 다들 이들이 누구일까였다. 
그런데 해남의 어르신들이 자식의 친구 및 선후배들을 불렀고 그것도 자신들의 입맛에 맞게 상황을 왜곡하고 또 그 내용을 언론에 배포했다는 사실이다. 
이에 가장 당황하고 분노한 것이 당사자인 청년들과 부모들이다. 
첫 선거권을 행사하는 이들 20대 청년들에게 이번 대선은 인격도 상식도 없고 상대가 자식의 친구라고 해도 맘껏 이용할 수 있다는 가장 저열한 어른들의 모습만 기억하게 만들었다. 
또 놀라운 것은 그 자리에 한때 해남을 대표했던 전직 국회의원 윤영일씨가 있었다는 사실이다. 
물론 윤영일 전 의원의 개인 입장에서 누구를 지지하던 그것은 본인의 자유일 수 있다. 그런데 자신들의 공을 위해 땅끝에서 50여명의 청년들이 조직을 만들고 윤석열을 지지했다는 식의 언론 플레이는 말문을 막히게 한다. 
이제 10대를 막 벗는 20대들이 받을 상처와 분노, 허탈감을 생각해 보았을까. 
‘땅끝마을 생애 첫 뉴권자 연합’이란 유령조직을 만들고 조직 대표자도 자신들 맘대로 올려 언론에 공개했다. 자신도 모르는 조직에 그것도 대표자로 돼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장모씨는 올해 첫 투표를 하는 이다. 그는 지금 자신이 맞이한 상황이 그저 답답하다고만 말한다. 그러면서도 선거가 이런 거냐. 어른들이 자식과 같은 우리들을 아무렇지 않게 이용할 수 있다는 현실이 믿기지 않는다며 누군가 이 사실을 밝혀달라고 호소했다. 
왜 거절하지 어른들이 하라는대로 했느냐는 질문에 우린 하지 않겠다고 했다. 그런데 아무렇지 않다고 그냥하라 했고 또 그곳에 있던 윤영일씨라는 분이 내용을 내 카톡으로 보내주며 읽으라 했다. 
특히 친한 선배 아버님이 괜찮다 아무 일 없다고 해서 차마 거절하지 못했다. 
또  그 자리를 빨리 떠나고 싶은 마음에 우린 대충 사진 찍고 무슨 내용인지 기억도 없는 글을 읽었다. 어르신들이 차도 마시고 밥을 먹고 가라 했지만 기분이 이상해 사무실을 부랴부랴 나왔다고 했다.
이들이 국민의힘 해남선거사무실에 간 날은 2월2일 설 연휴 기간이었다. 그런데 언론보도에는 최근 발표한 것처럼 11일로 적시돼 있었다. 
설 연휴를 맞아 모처럼 친하게 지냈던 선후배들 간의 만남에 들떠있던 8명의 청년들에게 2월2일은 가장 치욕의 날이 돼 버렸다.   
이 사건과 관련해 지역 내에서도 어른으로서 해서는 안 될 일을 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특히 이번 사태와 관련 윤영일 전 국회의원이 그 자리에 있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비판의 목소리는 더욱 커지고 있다. 저열한 정치공작을 그것도 어린 20대 청년들을 가지고 했다는 비판이다.  
이들 청년들은 지난 23일 기자회견을 통해 답답한 상황을 호소했다. 
그리고 자신들의 명예를 찾기 위해 해남선거관리위원회에 선거법 위반 혐의로 윤영일 전 의원과 국민의힘 사람들을 고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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