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철 웅(광주환경운동연합 고문)
정 철 웅(광주환경운동연합 고문)

 

 국내 최초로 ‘외국인 근로자 기숙사’가 해남에 건립된다. 이 기숙사가 세계를 향해 발신하는 소위 ‘K노동기숙사’의 마중물 사례가 될 것인가. 
먼저 이 기숙사 건립을 능동적으로 공모 유치한 관련 공무원분들께 뜨거운 찬사를 보내야 한다. 아울러 이러한 뜨거운 찬사가 외국인 노동인권 신장의 모범사례가 되길 희망한다.  
필자는 2023년에 완공예정인 외국인 근로자 기숙사의 준공(입주) 기념식을 두 가지 모습으로 상상해 본다.
첫 번째는 의례적인 모습의 행사이다. 국회의원, 도지사, 군수, 지방의회 의장의 기념사와 축사가 있다. 그리고 축하 테이프를 커팅하고 기숙사 내부를 적당하게 둘러본다. 마지막으로 미리 준비한 다과회에서 주요참석 인사들끼리 축하 건배를 한다. 
두 번째는 필자가 희망하는 행사 모습이다. 먼저 옥동 등 지역주민들의 풍물패가 흥을 돋운다. 기념식이 시작되면 대통령의 축하 영상 메세지가 전해진다. 
또한 기숙사에 입주하는 외국인 근로자들의 주한 대사(외교관)들이 참석한다. 그리고 입주하는 외국인 근로자들이 간단한 전통문화 공연을 한다. 전통음식도 소박하게 준비해 다같이 즐긴다. 그리고 적당한 순서에 정부 고위직과 해남군수가 함께 해남형 기숙사가 ‘K 노동기숙사’의 마중물 역할임을 선포한다. 
두 번째 모습의 기념식이 개최되기 위한 전제조건은 외국인 근로자에게 양질의 생활공간을 제공하는 것이다. 양질의 숙소가 양질의 노동을 견인함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이 기숙사는 폐교된 황산면 옥동초교의 일부 부지에 건립한다. 이 부지 주변엔 수백 그루의 소나무 숲이 있다. 이 소나무 숲에는 산책로가 있다. 숲속에 기숙사가 들어서는 좋은 경관 지역이다. 
이러한 기숙사 건립과 관련 필자의 희망사항을 지면 관계상 간략하게 제시한다.
첫째 ‘2050 탄소중립’ 그리고 ‘RE100’(재생에너지 100% 자립)과 ‘ESG경영’이라는 세 가지 의제를 수용하는 기숙사 건립이다. 
이 세 가지 의제는 일정부분 맥락을 공유하는 가치이다. 또한 이 세 가지 의제는 결코 ‘선언문’이 아니다. 국내외적으로 강요되는 ‘명령문’이다. 이를 건립의 필수개념으로 인식함은 당연하다.
둘째 공유주방은 재고해야 한다. 공유주방은 캠핑장, 체험장, 해수욕장 등에서의 일시적 취사공간이다. 계속적인 생활공간에서의 공유주방은 후진적 시설이다. 특히 생활문화와 음식문화가 다른 외국인들의 공유주방은 불협화음, 위생, 화재 등의 위험이 상존한다. 
셋째, 다목적 활용공간을 예상한 건축물이어야 한다. 예를 들자면 코로나 감염병처럼 예기치 못한 상황이 발생할 경우가 있다. 이때 일부 생활공간을 재택치료 공간으로 즉시 전환시킬 수 있는 건축시스템을 예비하자는 것이다. 
현재는 감염된 외국인 근로자들의 격리 치료공간을 흑석산 휴양지를 사용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넷째 이상 필자가 전제한 세 가지 조건을 충족시키는 경우 부지면적이 협소하고 또한 건립비용도 부족하리라는 의견이다.
해남에서 전국최초로 발신하는 외국인 근로자의 기숙사가 수용형, 폐쇄형 시설이 아니어야 한다. 선진형, 개방형 시설이 될 것임을 기대한다.
해남형 ‘K노동기숙사’를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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