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11일은 제7회 흙의 날이었다.
국가에서는 2015년 3월11일을 흙의 날로 지정하고 법정 기념일로 지키고 있다. 이는 흙의 소중함과 보전의 필요성을 널리 알리고 국민 모두가 경각심을 갖도록 하기 위함이다.
3월11일을 흙의 날로 지정하게 된 이유는 3월은 농사의 시작을 알리는 달로 숫자 3은 우주를 구성하는 천‧지‧인 3원과 농업‧농촌‧농민을 의미하는 3농을 뜻한다고 한다. 그리고 11일은 한자 흙 토(土)자를 풀어 쓴 십(十) 일(一)을 의미한다.
이보다 훨씬 앞서 인간을 의미하는 라틴어 호모는 흙을 뜻하는 후무스에서 파생된 말로 인간과 흙의 불가분의 관계를 나타내고 있다. 우리나라는 이제야 흙에 대한 진정한 가치를 깨닫고 기념일을 제정해 지키고 있지만, 유럽연합(EU)은 2002년, 미국은 2008년에 지정하고 각각 지키고 있다.
우리 선조들은 유럽의 유목 민족과 달리 정착해서 사는 농경 민족이라 흙에 대한 사랑이 유난히 컸다. 유년시절 어른들께서는 흙을 산 흙과 죽은 흙으로 구분했다.
농사를 지어 수확할 수 있다면 살아있는 땅, 농사를 지을 수 없어 (오염으로) 수확이 불가능하면 죽은 땅이라고 불렀다. 흙은 사람의 생명과 직결돼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흙으로 지은 집에서 태어나 살면서 하루종일 흙을 만지며 농사를 짓고 살았으니 흙을 떠난 삶은 생각할 수 없었으며 나이가 들어 생을 마감하면 땅으로 돌아갔다.
이와 같이 흙과 함께 하던 삶이 산업화되면서 흙에 대한 가치와 소중함을 잊어버리고 오직 투기 대상으로 인식하는 사상이 팽배해 버렸다.
그러나 이제는 환경문제와 기후변화가 흙과 밀접한 관계임을 우리는 깨달아야 한다.
그 가운데 하나가 탄소중립도 식물의 광합성 작용 때 탄소를 포집해 저장하는 기능이 뛰어난 흙에 있으며 생물의 다양성을 유지 보존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식량을 무기화하는 세계적인 추세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언제든지 농사가 가능한 살아있는 상태로 관리해야 한다.
이번 전국 각처에서 발생한 산불 때문에 재해를 입어 죽은 땅은 원상 회복돼 농사를 지을 수 있는 산 땅이 되기까지는 짧게는 50년 길게는 100년이 필요하다고 한다. 그래서 산불 조심은 천번 만번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아울러 쓰레기 분리배출, 농약사용의 절제, 산업 오폐수의 분리배출 역시 땅을 살리는 길이라는 사실을 우리 모두는 명심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