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철웅(광주환경운동연합 고문)
정철웅(광주환경운동연합 고문)

 

 광주광역시 남구 김치로60번지에 광주시립 ‘광주김치타운’이 있다. 그리고 바로 옆 김치로86번지에 국립 ‘세계김치연구소’가 있다.
광주 김치타운은 지난 2021년도에 제28회 광주세계김치축제를 17일간 개최했다. 이 축제에 (사)대한민국김치협회도 함께한다.
세계김치연구소는 2010년에 한국식품연구원산하기관으로 개소했다. 그러다가 김치산업이 과학산업이란 관점에서인지 2017년에 과학기술통신부로 이관됐다. 이 김치연구소의 위상과 역할은 필자가 구태여 소개할 필요가 없다. 
광주시는 이러한 김치 관련 두 기관의 존재와 세계김치축제를 개최한다해 스스로 김치 종주도시임을 표방하고 있다. 그러나 필자는 두 기관의 업무성과와 김치축제의 파급효과를 높게 평가하지 않는다. 그동안의 예산투입비용 대비 편익성 가치가 합격점 수준인지가 의문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즈음에 해남군이 김치전문생산단지 조성을 선언했다. 해남지역을 김치산업의 메카로 만들겠다라는 당찬 포부를 밝혔다.
해남은 배추의 최대 산지이다. 이미 절임배추의 전국 최대 판매처이다. 따라서 부가가치가 높은 양념김치 생산단지를 조성하겠다라는 즉 해남의 미래 먹거리 구상은 매우 현명한 정책이라 판단된다.
해남군의 김치전문 생산단지 유치와 관련한 열정과 노력은 실로 대단하다. 먼저 소프트웨어적 측면에서의 과업을 살펴본다. 해남군은 전남도와 함께 김치산업발전 전략세미나를 개최한 바 있다. 전남농업기술원과 세계김치연구소와의 업무협조를 논의했다. 김치생산단지 관련한 용역의 보고회도 진행했다.
하드웨어적 측면의 진행성과도 놀랍다. 김치원료 공급단지로서의 ‘원료물류센터’ 건립과 ‘절임배추설비’ 지원사업도 진행 중이다. 특히 ‘채소류 출하조절센터’(2021년 100억원규모) 유치도 했다. 하여 이제 김치전문 생산단지 조성사업유치가 최대 관건이다.
이렇게 김치전문생산단지를 위한 준비가 빈틈없이 진행되고 있다. 이런 성과에도 불구하고 과연 성공적인 김치생산과 수출전문단지가 될 것인지 궁금증과 의문점이 있다.
필자가 우려한 바는 김치재료와 시설 그리고 설비들을 유기적으로 연계하고 융합하는 밑그림이 있을까 하는 점이다. 즉 김치생산과 관련한 시스템들이 시너지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 계산서가 작성됐느냐이다. 쉽게 말해서 자동차 생산공장에 자동차 설계도면이 있느냐이다. 김치단지 조성이 결코 ‘기성복’이 아닌바, ‘맞춤옷’에 걸맞는 체형재단서가 준비됐느냐이다.
해남김치전문 생산단지에서 생산된 해남브랜드 김치가 과연 중국산 수입김치 대비 가격경쟁이 있을까. 해남김치가 농협생산김치와의 경쟁력에서 앞설 수 있을까.(농협산하의 전국 김치공장이 12곳인데, 이중 8개 농협이 통합을 시도해 농협김치의 경쟁력을 높이고자 함) 그리고 일반기업체에서 생산하는 각종 김치와의 치열한 경쟁에서 우월한 위치를 접할 수 있을까.
김치는 이제 미생물 및 발효 과학이다. 
엄마의 손맛이나 종갓집 김치수준을 넘어서야 한다. 각종 김치업자들이 맛은 기본이고 가격경쟁력과 건강 기능성을 엿보고 있다. 김치소스 개발은 물론 휴대용의 마시는 ‘쥬스김치’가 출시되는 상황이다.
‘K해남김치’의 탄생을 위해 머리를 맞대야 한다. 
지혜를 모으고 응원이 절실한 시점이다.

저작권자 © 해남우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