휠체어 탄 기부천사
옥천 용정리 김준상씨

옥천면 용정마을 김준상씨는 휠체어를 탄 기부천사로, 그의 선행이 뒤늦게 알려서 주변을 훈훈케 하고 있다. (오른쪽 최옥길 이장)

 

 옥천면 용정마을 김준상(65)씨의 선행이 훈훈하다.
20년째 선행을 해온 김준상씨. 그런데 마을에서 수십년을 함께 해온 최옥길 이장도 모를 정도로 그의 행보는 조용하다.  
최옥길 이장은 “원체 성품이 좋은 사람인데, 이렇게 기부를 많이 한다는 걸 나도 작년에서야 알았다. 마을회관을 지을 때도 300만원을 기부했다”며 “그간의 공로로 올해 장애인의 날에 장관 표창장까지 받았으니, 마을의 자랑이고 경사다”고 말했다. 
김준상씨는 지체장애를 앓고 있지만 주위의 어려운 이웃에게 봉사한 공로를 인정받아 올 장애인의날을 맞아 전라남도지사로부터 장애인복지유공자 표창장을 받았다. 
그는 불의의 사고로 하반신 마비 지체장애인이 됐다. 식물인간이 될 정도로 죽을 고비가 있었던 쓰라린 세월이었다. 그는 하반신을 움직이지 못해 밖으로 나갈 땐 전동휠체어를 탄다. 
여전히 후유증으로 몸이 성치 않지만 그의 마음은 풍요롭다. 나눔이 그에게 행복을 주기 때문이다.
김준상씨는 매달 나오는 장애인연금과 기초생활수급비를 모아 기부를 한다. 혼자 살면서 매달 절약해 생명나눔본부, 유니세프 등 단체에 기부를 한다. 따라서 나눔은 그의 일상이다. 
김준상씨는 “오른손이 한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는 게 내 원칙인데 이게 신문에 나올 특별한 일은 아니다”며 “농산물, 생활용품도 지원해주시고, 병원비도 적게 들어 돈을 절약한다. 쓰고 남은 금액은 모두 기부한다”고 말했다.
그의 원칙은 수급비를 가족들에게 주지 않는다는 거다. 나라에서 받은 돈이기에 내 것도, 가족의 것도 아니란다. 그저 내가 쓸 만큼 쓰고 더 어려운 이웃에게 나누는 게 그의 생각이다. 
김씨는 지난 겨울에 옥천면에 김장김치 나눔행사에 보탬이 되고자 200만원을 기부했다. 또 해남군장애인종합복지관에 쌀 20kg 50포대를 기부했다. 
또 크리스마스에는 마스크와 케이크를 170여명의 시각장애인들에게 선물했다. 코로나로 모이지 못하기 때문에 잠시라도 웃음을 주고자 해남시각장애인협회 회원들에게 각각 선물을 한것이다. 
김준상씨는 “정부에서 주는 돈은 내 돈이 아니다. 내가 피땀 흘린 돈이 아닌데, 당연히 나눠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어차피 한평생 살며 모든 것들이 내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김씨는 대학병원에 시신 장기기증을 했다. 
그의 형제들도 모두 나눔이 생활화됐다. 장사를 하며 가난한 사람들에게 빚을 면제해주던 어머니의 성품을 어릴 적부터 보고 자라 나누는 게 일상이고 기쁨이다.
최옥길 이장은 “용정마을에서 보호자이자 동무로 함께 그 힘든 시기를 이겨내며 지내온 동생이 이렇게 선한 일을 하고 살아왔다는 게 감사하다”며 “여전히 독한 약을 먹고 후유증에 힘들어하지만 그의 선행이 해남을 따뜻하게 만들고 있다. 참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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