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자(해남우리신문 발행인)

 

3월9일, 우린 그날을 잊지 못한다. 밤잠을 설쳤고 허탈감 속에 대한민국의 미래를 걱정했다.
19대 대선과 지난 총선의 전국지도는 파란물결이었다. 그러나 20대 대선에서 호남은 빨강색에 갇혔다. 오는 6‧1지방선거도 그러한 기류가 흐른다. 그런 점에서 민주당은 호남 때문에 지금껏 유지될 수 있었고 또 호남은 마지막 버팀목 역할까지 하고 있다. 호남이 있었기에 3번에 걸친 진보진영의 정권 출현도 가능했다.
또 민주당은 지난 총선에서 180석에 이른 의석을 확보했다. 호남에선 전 지역을 석권하다시피 했다. 그런데도 민주당은 정권 재창출에 실패했다. 
대선 이후 호남에서 보여주는 민주당의 행태를 보라. 대선 패배 이후 반성은커녕 6‧1지방선거를 앞두고 자신의 사람 심기에 급급하다. 여전히 호남에선 묻지마 투표가 이뤄질 것이란 오만에 유권자들을 기만하고 있다.
민주당 공천만 주면 어떤 후보든 간에 유권자들이 알아서 당선시켜 줄 것이란 오만이 해남에서도 버젓이 자행되고 있다.
민주당 군의원 후보들의 공천권과 비례대표 공천권, 그 누구와도 상의없이 윤재갑 의원의 독단에 의해 결정됐다. 민주당 해남완도진도지역위원회 내에도 부위원장이 있고 고문이 있고 상무위원 등이 있다. 공당이기 때문에 나름의 조직표와 직책이 있는 것이다. 
그런데도 이러한 조직을 완전히 무시한채 독단적 결정을 했다. 민주당 해남지역위원회는 DJ시절 민주당을 지켜온 이들과 그 후배들이 키워온 정당이다. 그러기에 누가 지역위원장이 되든 그들의 의견을 어느정도 존중했다. 
그런데 윤재갑 의원은 이러한 전통마저 깡그리 무시했다. 당의 민주적 절차마저 무시한 공천, 군민들의 여론 따위는 안중에도 없었던 공천. 군의회는 적어도 해남군민을 대표하는 대의기구이다. 그런데 지역위원장의 손에 의해 후보가 결정됐다. 
해남군은 4년 연속 1조원 시대를 맞고 있다. 1조원의 예산 승인권은 군의회에 있다. 국비 10억원 이상 확보사업도 사전에 군의회 승인을 받아야 한다. 조례제정도 해남군의 사업도 전문화되고 있다. 그런데 민주당에서 내놓은 후보들이 그러한 군의회의 역할을 수행해 낼 수 있을까. 윤재갑 의원은 그러한 고민을 한번이라도 하고 결정을 내렸을까.
준비없는 의원들이 의회에 입성할 경우 4년간은 배우다 끝난다. 또 기본적인 인문지식이 없으면 사업을 바라보는 포괄적 시야도 없이 그저 주민들이 요구하는 민원해결 수준의 의정활동을 한다. 
지금 해남군 공직사회의 학력은 고학력이다. 사무관은 공직사회에서 30년 이상을 구른 이들이다. 승인을 요구하는 사업을 판단할 능력, 예산 심의 및 승인에 이어 군정 견제가 과연 가능할까. 알아야 면장을 하듯 알아야 사업 심의도 승인도 견제도 가능하다.
군의원이 됨과 동시에 1,000여명이 넘은 공직자들이 그들 앞에 바짝 엎드린다. 그 맛에 취하다 보면 4년은 훌쩍 지난다. 또 그러한 군의원들의 모습이 너무 멋져 너도나도 군의회 진출을 꿈꾼다. 졸부들의 진출, 이러한 풍토를 쉽게 만든 것도 민주당이다.   
이번 민주당 공천을 보더라도 해남의 지역사회 발전을 고민한 흔적이 보이질 않는다. 지방분권을 향한 고민의 흔적이 없다. 
호남에서 민주당 후보면 무조건 밀어주고 찍어준 것이 민주당 정치인들의 오만을 키웠다. 
공천이 잘못됐으면 분명히 심판을 해야 한다. 그러한 심판을 뒤로한 표심은 호남의 정치 낙후, 지방자치의 낙후를 가져온다. 아무리 민주당이어도 아니면 아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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