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효자인데
모까지 갉아먹어

 가뭄 속에서도 힘들게 모내기를 끝낸 농민들이 왕우렁이로 인해 또다시 골머리를 앓고 있다.
 해남군은 친환경 농업을 권장하기에 우렁이 구입비용을 지원해가며 우렁이 농법을 돕고 있다.
 하지만 겨울이 따뜻해지자 월동이 가능해진 왕우렁이는 덩치가 커지면서 아직 자라지 않은 모까지 먹어 치우고 있다.
 현산면 김모 씨는 “해마다 왕우렁이 피해를 입고 있는데 올해도 마찬가지다. 아무리 밤낮으로 잡고 또 방제약을 살포해도 우렁이가 줄어들지 않는다”며 “우렁이 관리에 자신이 없으면 절대 우렁이를 살포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왕성한 왕우렁이의 번식력은 그 피해를 더욱 키우고 있다.
 왕우렁이는 연 10회에 걸쳐 10개의 알덩어리를 낳고 덩어리마다 200~400마리가 부화하는데 기본적으로 물속에서 활동하지만 알을 낳을 땐 둑으로 나와 풀줄기에 알을 낳는 습성이 있다, 따라서 풀이 무성한 둑이나 수로에 분홍색 알덩어리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왕우렁이가 월동하지 못하게 하려면 추수가 끝난 뒤 논바닥을 갈아 엎어놓아야 얼어 죽는다. 또 제초작업이 끝난 왕우렁이는 반드시 수거하고 다른 논으로 유입되지 않도록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한다. 
 피해를 입은 농가는 결국 우렁이를 손으로 직접 잡아 올리거나 방제약품을 살포해야 하는데 널리 알려진 황산동과 키타진입제로는 100% 방제가 어려운 실정이다. 

저작권자 © 해남우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