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 속 욕심 없는 삶
현산 초호리 김인대씨

땅끝 가는 길에서 만나는 ‘서툰 자연人’이라는 파란 간판의 주인공은 현산면 초호마을로 귀촌한 김인대씨다. 

 

 첩첩산중 산간 오지에서 자연과 동화돼 욕심 없이 살아가는 삶은 현대인의 로망이다. 
해남에서 자신을 ‘서툰 자연인’이라 소개하는 사람이 있다. 13번 국도에서 내려와 땅끝으로 가는 길, ‘서툰 자연人’이라는 파란 간판이 눈에 띈다. 
주인공은 2년 전 현산면 초호마을로 귀촌한 김인대(60)씨다.  
파란 간판을 보고 궁금해 찾아오는 사람들도 많다. 뭐하는 곳인지, 고구마도 파는지 물어본다.  
원래 문내면 사교리가 고향이지만, 노후에 교통이 편리한 곳이 좋을 것 같아 현산면 초호리 도로변에 자리를 잡았다. 
TV 프로그램 속 자연인들처럼 깊은 첩첩산중에 살지 않기에 서툰 자연인이라 이름을 붙인 것이다. 
김인대씨는 “자연인들은 라면 하나를 먹어도 귀한 약재와 버섯을 넣어 먹지만, 나는 몰라도 너무 몰라 산삼도 밟고 다닐 것이다. 또 버섯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며 “서툴러도 너무 서투르니 서툰 자연인이라 이름을 붙였다”고 말했다.
김인대씨는 20대에 부산으로 직업군인 발령을 받아 7년간 복무하고, 이후에는 대형 화물차를 30년 간 운전했다. 
해남에서 나고 자랐지만, 이제는 말씨에도 부산 사투리가 붙었다.
그는 특별할 것 없는 일상을 보내지만 자유 속에서 즐거움을 느낀다. 먹을 만큼 텃밭을 꾸리는데, 상추, 깻잎, 고추, 수박 등 풀 속에 작물들이 자라고 있다. 풀이 없으면 땅에 수분이 금방 마르기 때문에, 풀도 최대한 뽑지 않는단다.
그는 닭 8마리, 개 2마리를 키우며 귀촌생활을 즐긴다. 도시에서는 아파트 생활만 했고 할 일 없으면 TV만 봤겠지만 여기 밖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 좋단다. 
아직 건강하기 때문에 일을 할 수 있을 때 열심히 하려고 한다. 해남에 내려와 공사현장에서 일도 꾸준히 했다. 
해남에 내려와서는 자연 속에서 더 고된 일을 하지만, 일이 즐겁고 재미있다. 
김인대씨는 “마음 먹기에 달렸는데 공사장에서 삽질도 재밌다. 일하다 보면 새참도 먹고 점심도 먹고, 매일 매일 즐겁게 산다”며 “욕심 없이 사는 삶이 마음 편하고 좋다”고 말했다.
그는 가진 것도 욕심도 없어 남의 소 500마리보다 자신이 키우는 고추나무 10그루가 더 값지단다. 
해남에서 즐거운 귀촌생활을 즐기자 그를 따라 내려오고 싶다는 친구들도 많다. 
앞으로 해남에서 평생의 삶을 그리고 있는 그는 해남군이 다음 세대를 위한 도시계획을 세워, 발전해나가길 기대한다. 
도시생활을 오래한 그는 해남읍에 순환버스가 없는 게 가장 불편하다. 버스를 기다리는 어르신, 학생들을 보면 그렇게 마음이 불편해 안타깝단다. 
그래서 해남 발전을 위해 행정에 적극 민원을 넣는 편이다. 소통하는 행정, 절차와 답변이 있는 행정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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