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때 증손자까지 모두 온다니 기분 좋아

현산면 조산마을에 살고 있는 이형덕(92)할머니는 장수할머니로 통한다. 90이 넘은 나이에도 수천미터 떨어진 조카집도 부지런하게 드나들고 가파른 길도 거뜬히 오르내리기 때문이다. 나이가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치아가 고른데다 피부도 매끄럽고 흰머리가 거의 없어 자식도 조카들도 할머니 나이를 잊을 정도란다.
할머니를 방문했을 때 이젠 다리가 아파 움직이기 힘들다고 엄살 아닌 엄살을 부리지만 소문대로 건강한 모습이었다.
조산마을 사람들에게도 할머니 근황을 물으니 모두들 건강하기 그지없는 할머니라고 말한다. 할머니의 건강비결은 부지런함과 소식이다. 할머니의 일과는 마당 쓸기로부터 시작된다.  소일거리로 아직도 밭일을 하고 마당에 난 잡초들도 보이는 즉시 뽑는다.
92세의 나이로 혼자 살아가는 할머니의 집은 정갈하기 그지없다. 대문을 들어서면 앞마당 작은 화단에 감나무며 살구나무, 석류나무 그리고 맨드라미와 국화 등이 잘 정돈돼 시멘트 마당에 생기를 불어넣어준다.
할머니가 좋아하는 음식은 삶은 돼지고기와 생선 등 육류이다. 즐기는 음식이지만 한꺼번에 많이 먹지 않고 자주 섭취한다. 그리고 커피를 즐겨 마시는데, 커피를 좋아하는 이유는 속을 따뜻하게 해주기 때문이란다.
현산 조산 마을은 장수 마을로 유명하다. 현재 장수마을로 선정된 조산마을에는 80대 이상 노인들이 많다보니 70대는 노인 축에 끼지도 못한단다.  
마을 사람들은 조산에 장수 노인이 많은 이유로 산세를 얘기한다. 산이 뿜어내는 맑은 공기 때문에 잔병 없이 건강하게 살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아직도 허리가 꼿꼿한 이 할머니는 백수까지 장수할 것이라고 모두들 말한다.
올 추석 이 할머니의 마당은 모처럼 활기가 넘칠 것으로 보인다. 아들, 손자, 증손자까지 모두 4대가 모여 모처럼 단란한 명절을 보내기로 했다는 것이다. 한가위 보름달처럼 할머니의 얼굴에도 덩실 웃음꽃이 필 추석이 할머니를 기다린다.
       박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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