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의 고향 해남은 ‘산(山)·수(水)·해(海)·야(野)·목(木)·석(石)·화(花)·초(草)·기(氣)’가 조화를 이룬 지붕없는 자연생태박물관이다.
천혜의 녹색해남이 여러 곳에서 야금야금 ‘회색해남’ 또는 ‘갈색해남’으로 추락하는 모습이다.
이러한 즈음에 환경운동단체인 ‘해녹연’의 출범은 해남의 축복이라 생각된다. ‘해녹연’이란 ‘해남녹색희망연대회의’의 줄임말이다. 한마디로 해남지역 최초 환경시민운동단체가 출범한 것이다.
지난 9월 청정해남에서 녹색희망을 구현하자라는 취지의 해남녹색희망연대회의가 결성됐다. 해남지역의 난개발방지와 자연생태환경을 보전하겠다라는 취지의 발기인대회가 조촐하게 개최된 것이다. 의기투합한 발기인의 면모를 살펴보자면 일반주민·농민·교사·공무원·정당인 등 40여명이 참여했다 한다.
향우인 필자는 해녹연의 출범을 진심으로 환영한다. 아울러 해녹연의 금후 활동을 적극 지지한다. 혹 준회원으로 가입할 수 있다라면 소정의 회비도 납부할 의향이다. 고향사랑세를 대신해 해녹연에 회비를 납부하고 싶은 마음이다.
시민단체(NGO)란 그 지역의 ‘일탈한 행정행위’와 ‘탐욕적 경제행위’에 대한 ‘감시·비판·견제’ 역활을 하는 시민모임이라 할 수 있다.
해남지역엔 봉사단체(NPO)는 많이 존재하고, 그 활동도 활발하다. 그러나 지역사회의 고질적인 정경유착을 감시·비판·견제하는 시민단체(NGO)는 별로 보이질 않는다.
이러한 상황에서 환경운동단체인 해녹연의 출범은 그 의미가 매우 크다라 할 수 있다.
필자는 환경운동의 선배로서 그리고 청정해남을 아끼는 향우로서 금후 해녹연이 시민단체로 성장하라는 간절한 마음으로 몇가지 조언을 드린다.
첫째, 욕(비난)세례를 흠뻑 맞을 각오를 해야한다. 왜냐하면 총론적 시각에서는 시민운동을 찬성하고 고개를 끄덕인다.
그러나 각론적 시각 즉 본인이 감시·비판·견제의 대상이 되는 경우에는 결사적 반대이다. 때로는 시민활동가에 대한 개인적 모욕을 주는 경우도 있다.
둘째, 시민운동가들은 지역사회에 만연한 각종 연고(학연·지연·혈연 등)의 벽을 초월해야 한다. 지역사회에서는 한 단계만 건너가면 모두 알게되는 인간관계가 형성된다. 결연해야 할 시민운동이 은밀한 연고압력에 의해 제약을 받게된다.
필자의 경험에 의하면 연고에 의한 로비는 물론이고 공갈과 협박을 받았던 사례도 있다.
셋째, 환경 관련한 각종 지식과 정보에 대한 공부를 열심히 해야한다. 해녹연의 조직구성에 고문단과 자문단조직이 있으리라 예측된다. 그분들의 경험과 노하우 그리고 관련 지식을 배워야 한다. 많이 알아야 하고 정확한 정보를 인지해야 소위 토목건축측의 난개발 의도를 ‘감시’할 수 있다.
각종 녹색생태계를 야금야금 파괴하는 회색사업자를 ‘비판’할 수 있다. 그리고 민원해결이란 명분하에 민원인과 짜고 치는 엉터리 민원허가행정을 ‘견제’할 수 있다.
이렇게 감시·비판·견제를 심도있게 하노라면 자연스레 시민단체의 네 번째 역할인 ‘대안제시’도 가능하게 된다.
넷째, 회원조직을 활성화해야 한다. 시민단체 운영의 주체는 회원이다. 회원수가 증가해야 회비가 축적돼 상근활동가와 사무실 공간도 확보할 수 있다. 녹색희망 가치에 동의해 조건 없이 후원금을 희사하는 독지가를 모셔도 좋을 것이다.
해녹연 활동의 성공 여부는 해남지역민의 삶의 질 향상과도 직결된다. 따라서 지역민도 해녹연 활동에 힘을 보태야 된다라는 생각이다.
해녹연의 출범을 존경한다. 이제 걸음마 단계인 해녹연이 해남녹색희망의 의용소방대가 되길 앙망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