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계절근로자 5명
해남서 5개월 생활 중

필리핀 계절근로자 빌리주(왼쪽 두 번째부터), 알닐 디에노, 로버트, 주니엘, 알만도씨는 현산면 땅끝식품에서 장미경 사모(왼쪽), 김형돈씨(가운데)와 함께 고구마 식품 생산 일을 하고 있다. 
필리핀 계절근로자 빌리주(왼쪽 두 번째부터), 알닐 디에노, 로버트, 주니엘, 알만도씨는 현산면 땅끝식품에서 장미경 사모(왼쪽), 김형돈씨(가운데)와 함께 고구마 식품 생산 일을 하고 있다. 

 

 올해 유난히 추웠던 한국에서 생애 첫 겨울을 보내고 있는 이들이 있다. 
현산면 땅끝식품(대표 이승문)에서 외국인 계절근로자로 배치된 빌리주(33), 알닐 디에노(42), 로버트(31), 주니엘(37), 알만도(40)씨다. 
이들은 필리핀 세부섬에 위치한 코르도바에서 지난해 9월 한국으로 입국했다. 
해남군은 필리핀 코르도바시와 농촌인력을 위한 MOU를 맺었는데, 코르도바에선 계절근로로 한국에 다녀온 근로자를 심심찮게 만날 수 있다. 
해남에 온 이들은 필리핀에서 쇼핑몰 관리자, 레이저 기계 회사 직원 등으로 일했고, 하루 임금은 1만원 남짓이었다.  
로버트씨는 “우리 모두 가족을 위해 한국에 왔다. 필리핀에서는 더 좋은 직장에서 일했지만 임금이 낮기에 가족을 위해 내린 결정이었다”며 “돈을 벌어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고 싶다”고 말했다. 
이들은 해남에 오기 전 농업분야 종사 경험이 있는지, 신체가 건강한지 등을 점검받았다. 
한국에 오기 위한 비자, 비행기티켓 등에 소요되는 비용은 약 270여 만원, 이들은 매달 받은 임금 일부를 필리핀 은행 계좌로 보내야 한다. 근로 기간 이탈하지 않고 필리핀에 귀국하면 은행에 쌓아둔 임금을 돌려받는다. 
빌리주씨는 “한국에서 문제없이 근무를 마치면 나중에 다시 한국에 계절근로자로 올 수 있기 때문에 정해진 기간 열심히 일할 것이다”며 “다음에 다시 올 수 있도록 추천해달라. 한국에 다시 오고 싶다”고 말했다.  
필리핀은 저임금 고용 형태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젊은이들은 해외취업을 희망한다. 
주니엘씨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7년, 캄보디아에서 3개월을 일했을 정도로 해외 근로 경험이 많다. 특히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건물 옥상에서 파이프를 자르는 고위험 건설업에 오래 종사했다. 
주니엘씨는 “건설업을 하면서 위험한 일도 많이 해봤는데, 지금 하는 일은 할 만하다. 이곳 농가에서 좋은 사장님과 사모님을 만나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곳 농장에서는 계절근로자들이 고구마 식품 제조업에 일손을 더하고 있다. 고구마를 쪄서 껍질을 벗기고 말리는 작업이다. 
일요일은 휴일이다. 이들은 주 2회 마트로 장을 보러 가며, 아시아마트 코너에서 그리운 필리핀 식재료를 사다 고향의 음식을 해 먹는다. 올겨울 유난히 추운 날씨에도 한껏 쌓인 눈에서 아이처럼 뒹굴고 뛰놀다가 감기에 고생하기도 했다.
장미경 사모는 “말을 안 해도 작업시작 전에 미리 나와 준비하니 얼마나 감사한지 모른다. 마음을 다해 일해주기 때문에 우리도 더 잘해주게 된다”며 “해남에서 계절근로자 제도를 도입해 부족한 일손을 더해주니 너무나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해남군은 농촌인력 확충을 위해 계절근로자를 희망농가에 배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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