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몇 개월 전 만 해도 ‘눈 떠보니 선진국’이란 말이 화제가 됐는데, 몇 달 지나니 정부는 없어지고 각자도생 시대에 살고 있다고들 한다.
언행이란 게 그 사람의 많은 것을 보여준다고 하는데 그 말이 맞는 듯하다.
어떤 사람이 지도자가 되면 어찌 될 게 뻔히 보이는데도 민주주의란 국민과 약속된 제도 때문에 누군가가 리더가 됐다.
세계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드는 전환기에 들어선 듯하다. 기존 정의와 법칙은 깨지고 있으며, 20세기 절대 패권을 누렸던 미국의 국력은 예전 같지 않고, 새로운 힘을 가진 중국이 일어서는 형국이다. 이 흐름을 미국은 막지 못하는 모양인데 억지로 꾸역꾸역 새로운 힘을 막으려는 모습을 보면 앞으로 역사란 게 어찌 흘러갈지 종잡을 수가 없다.
한국 상황을 보면 웃음밖에 안 나온다. 작년 10월에 있었던 강원도 레고랜드 디폴트선언(은행 융자나 공사채(公社債) 등에 대해 채무자가 원리금을 갚지 못하게 되는 것을 의미)과 그 후 흥국생명 콜옵션 미행사로 자금시장 불안정은 금융시장 전체로 번져 나갔고, 올 상반기 그 결과물이 자금시장 경색으로 나올 듯한데. 올봄 한국 경제가 어찌 될지 걱정스럽다.
역사 공부를 하면 과연 역사란 게 앞으로 나아가는가? 하는 생각이 들긴 하다.
진보하고 발전한다는 생각은 사람마다 기준이 다르기는 하지만 우리 조상들이 그렇게 일상처럼 겪었던 전쟁을 경험하지 않고 사는 것도 행복이라고 한다면 할 말이 없다.
하지만 내 생각엔 역사란 직진으로 나아가듯 하면서 돌다가 다시 원점으로 와서 몇 번 돌다가 그러다가 직진하다가 조금 돌다가 다시 원점을 반복하고 있지 않은지 하는 의구심이 드는 요즘이다.
문재인 정부가 지방자치단체에 관한 법률을 확실히 손봤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지만, 역사란 게 한꺼번에 이뤄질 수 없다는 생각에 그냥 만족하면서 세계 질서, 한국 사회가 어찌 되든 해남이 발전하는 모습만 지켜보면서 이 정부 기간 동안 보낼 생각이다.
귀촌한 지 9년째다. 운 좋게도 해남이 답답한 모습을 벗어나 발전해 나가는 상황을 경험하고 있다. 인구는 자꾸만 줄어들지만 이와 반대로 신문에서는 해남군이 역대 최대 예산을 가져왔다고 하면서 여러 가지 사업과 시설물을 만들고 있다.
신문을 보면 해남이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기는 하지만, 큰 한방이 없어 보이고 외부인들을 끌어당기는 힘도 많이 부족해 보인다.
뭐가 부족한 것인지? 모르겠다.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고 있는데, 언뜻 드는 생각은 구슬이 서 말인데 이걸 못 꿰고 있진 않은지 하는 아쉬움이 들기도 한다.
해결책은 모르겠다. 내가 담당자도 아니고 충분한 정보도 없으니 그저 답답할 뿐이다.
단지 해남이 인구 밀집 지역과 멀리 떨어져서라는 이유는 명확하지만, 아직 때가 아니라 기다리는 방법밖에는 없는 듯하다.
철저히 준비하면서 말이다. 한방만 터지만 내 고향 해남이 대한민국의 중심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은 버릴 수가 없다.
계묘년 한 해도 독자님 가정에 건강과 행복이 가득하기를 빌어봅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