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끝은 장기적 계획 없이 그때그때 시설을 넣는 방식으로 개발돼 왔다.
그러다 보니 통일성은 사라져 버렸고 땅끝 고유의 이미지와 정서마저 잃어버렸다.
땅끝은 시설보단 감성의 의미가 더 크다. 감성은 이미지이다.
커다란 건물과 새로운 시설물은 오히려 감성을 앗아간다.
화려하지 않지만 그곳에서만 느낄 수 있는 시설, 작고 초라해도 명품이 된다.
강진군에 이어 신안군이 전남 대표 관광지로 떠올랐다. 한때 전남 서부권의 웅군이라 자부했던 해남은 관광과 문화, 예술분야에서 뒤처지고 있다.
해남대표 관광지인 땅끝을 살려보려는 노력은 이해가 간다. 그러나 새로운 시설을 넣는다고 되살려지는 것은 아니다.
한때 해남군은 땅끝을 살리기 위한 용역을 착수한 바 있다. 당시 나왔던 용역 내용이 색이었다.
유럽의 해안마을처럼 하얀색으로 이미지화하자는 안이었다. 획기적인 용역 내용이었지만 해남군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신 땅끝에 새로운 시설물을 넣기에 바빴다.
그런데 10년이 훨씬 지난 후 신안군이 색을 들고 나왔다.
땅끝을 살릴 독특한 안이 나오지 않는다면 그냥 두는 게 났다.
자꾸 무언가를 채우려는 욕심은 버려야 한다는 것이다. 또 시설투자로 땅끝을 살리겠다는 생각도 버려야 한다.
해남군은 두륜산권과 해남읍 금강골에 새로운 투자를 준비하고 있다. 스토리가 약한 시설물은 오래가지 못한다. 준공 때만 반짝할 뿐이다.
또 시설중심의 관광투자는 확장성이 없다. 신안군의 퍼플섬 정책은 주민들이 자신들의 옷까지 색으로 입히고 가정집도 색으로 꾸미는 확장성이 있다.
관광객들도 색으로 치장하고 또 다양한 관광상품으로 이어진다.
그러나 시설중심의 관광정책은 시설로 끝난다. 아무런 감응도 주지 않기에 1회용 방문으로 끝이 난다.
땅끝관광지는 대한민국 그 어디에도 없는 땅의 끝이라는 지리적 이점이 있다.
땅끝 이름 그대를 살릴 방안, 땅끝을 어떻게 이미지화 할 것인지에 대한 장기적인 정책 수립이 우선돼야 한다. 장기 계획이 없다면 그냥 그대로 둬야 한다.
- 기자명 해남우리신문
- 입력 2023.03.06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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