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권 철
(해남윤씨 중앙종친회 
 명예회장)

 

 우리의 일상을 뒤죽박죽 흐트러놓은 코로나19 팬데믹의 시작은 2019년 12월 중국 우한에서 발생한 정체불명의 바이러스였다. 
그리고 한 달 후 2020년 1월20일 질병관리청에서 우리나라에서도 같은 환자가 발생했다고 발표 후, 올해 5월11일 국무회의에서 대통령이 코로나 엔데믹 즉 풍토병화로 분류한다고 선언했다. 3년 4개월 만의 일이다. 
그간의 통계에 의하면 세계적으로 감염자수는 7억6,000만 명에, 사망자는 693만 명이었다. 
우리나라의 감염자수는 3,000만명에, 3만4,000여 명이 사망했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방역 때문에 착용했던 마스크, 거리두기, 비대면이 생활화되면서 아름다운 예절 문화를 가볍게 여기는 경향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또 한편으로는 자신의 삶에 대해 뒤돌아보게 되는 계기가 됐다. 그런데 이와 같은 인류의 역사를 뒤흔들었던 전염병이 이번뿐만은 아니었다. 
20여년 전 베스트셀러가 됐던 「총·균·쇠」에서 저자 제레미 다이아몬드는 바이러스가 인류문명에 어떻게 영향을 끼쳤는가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전염병 팬데믹(대유행) 순서대로 나열하면 홍역, 결핵, 천연두, 페스트, 인플루엔자, 백일해, 그리고 최근의 사스, 신종플루, 메르스, 코로나19가 있다. 이 가운데 2세기의 천연두 일명 안토니우스병과 6세기, 14세기, 19세기에 세차례에 걸친 페스트(흑사병) 일명 유스티아누스병이 가장 무서웠던 전염병이다. 
특히 2차 때는 300여년 동안 사망자 수가 7,500만 명에서 2억명으로 유럽 인구의 3분의1에 달했다고 한다. 
노벨상의 작가 알베르 카뮤의「페스트」는 이와 같은 역사적 사실을 배경으로 쓴 소설이다. 
이와 같이 되풀이되는 전염병에 대해 우리가 할 일은 점검과 성찰이다. 점검과 성찰의 사전적 의미는 점검은 일이 대상이며 성찰은 사람이다. 점검은 국가에서 할 일이며 성찰은 각자의 몫이라고 볼 수 있다. 
그동안 우리의 삶은 대체적으로 산업의 자유화, 생활의 도시화, 가치의 금융화, 환경의 시장화를 목표로 삼았다. 그리고 그 결과 우리도 선진국 반열에 올라서게 했다. 
그러나 모든 빛은 그림자를 동반하듯 우리 국민의 의식구조가 객관적 가치로 평가할 수 없는 사랑, 행복. 희망, 기쁨, 위로 등 추상적인 가치조차 돈으로 매김하게 됐다.
이는 지난해 유엔에서 발표한 통계에서도 잘 드러나고 있다. 
17개 선진국 가운데서 14개 국가는 가족의 소중함이 제1순위라고 했는데, 우리나라만이 유일하게 경제력이라고 대답했다. 
또 다른 하나는 모든 국가는 친구처럼 공동체를 제2위로 꼽았는데, 우리나라 사람만 건강이라고 대답했으며 공동체는 8위에 불과했다.
이는 결혼과 출산의 기피 현상에서도 알 수 있다. 우리는 코로나 팬데믹 렌즈를 통해서 미국과 유럽의 선진국들이 무너지는 모습에서 물질문명의 발달보다는 공존의 가치와 중요성을 깨닫게 됐다. 
또 기후변화가 불러온 화재, 홍수, 지진 등의 자연재난과 재해가 ‘모든 것은 우리에게 달려 있다’는 미래학자의 경고에 동감하게 된다. 
선형적 사고는 누구라도 과거로 돌아갈 수 없다는 뉴노멀의 시대를 맞아 우리 모두 나 자신을 돌아볼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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