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산면 참새방앗간
김귀수·황미숙 부부 운영

화산면사무소 인근 ‘참새방앗간’을 운영하는 김귀수·황미숙씨 부부는 하루 일과를 가게 앞 식물을 가꾸는 것부터 시작한다.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칠 수 없듯 화산면에 가면 ‘참새방앗간’을 그냥 지나칠 수 없다.
화산면사무소 인근 사거리. 온갖 꽃나무가 둘러싼 삼각형 건물이 나온다.
서울에서 8년 전에 귀촌한 김귀수(70)‧황미숙(65) 부부가 운영하는 분식 및 치킨, 맥주를 파는 작은 공간이다. 치킨을 파는 호프집 ‘닭먹고호프한잔’은 남편 김씨가, 김밥과 라면 등 분식을 파는 ‘참새방앗간’은 아내 황씨가 운영하고 있다. 
김씨 부부는 먼저 귀촌한 황씨의 동생을 따라 화산면에 정착했고 귀촌하면서 가장 먼저 한 일이 사거리 낡은 가정집을 사들여 음식점으로 바꾸는 일이었다. 몇 개월간의 리모델링이 끝나자 산뜻한 건물이 완성됐다. 이어 부부는 건물 주변에 식물을 키우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꽃을 좋아하던 아내 황씨가 꽃나무를 가져다 심었는데, 이제는 남편 김씨가 더 열성적이다. 
귀촌하기 전 김씨부부는 서울 가락시장에서 40년 동안 나물 도매업을 해왔다. 지금도 그 습관이 남아 새벽 5시면 자동으로 눈이 떠진단다. 일찌감치 하루를 시작하는 김씨 부부는 가게 청소와 건물 주변 정리, 그리고 식물을 살피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아내 황씨는 “꽃을 좋아해 하나둘 심다보니 이렇게 가짓수가 늘어났다. 손님들도 좋아하고 주변도 정리돼 일석이조다. 가끔 따먹는 블루베리도 별미다”고 말했다.
건물을 둘러싼 식물은 샤인머스켓, 사과, 블루베리, 백장미, 빨간 장미, 수국, 앵두나무, 대추나무, 무화과 등 수십 종류다.  
참새방앗간은 새벽 새참용 김밥과 점심시간 간단한 식사를 위해 찾는 이들이 많고, 또 오후에는 주로 일과를 마친 젊은 농어업인들이 호프집을 찾는다. 
특히 화산면소재지에 치킨집이 하나둘 사라지면서 이제 ‘치맥’을 즐길 수 있는 곳은 이곳뿐 이기에 젊은이들에게는 각별한 곳이기도 하다. 배달 주문이 들어오면 김씨가 직접 배달하고 있는데, 양념치킨은 물론 순살치킨과 간장윙봉치킨, 반반치킨 등을 직접 개발한 양념으로 손님 취향을 맞추고 있다. 
보통의 시골 가게와 달리 김씨 부부 특유의 정갈함과 갖가지 식물들이 반기기에 단골도 늘고 하루도 보람차다는 김씨 부부. 귀촌을 화산면으로 결정한 것은 지금도 완벽한 선택이라고 말한다. 
아내 황씨는 “잘못 귀촌하면 주민들 등쌀에 버티지 못하고 도망치듯 빠져나오는 곳도 많다는데, 여기 화산 사람들은 보편적으로 순하고 차분해서 좋다. 처음 이사 왔을 때 진짜 막막했지만 사람들이 좋아 낯선 타향에서도 버틸 수 있었던 것 같다”며 “가게 앞을 지나는 주민들이 가게 앞 갖가지 식물을 감상하며 좋은 기운을 얻어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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