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평면 남창리 김만태씨
자신의 작품으로 집안 장식

북평면 남창리 시골집 벽면과 천장을 가득 메운 수묵화는 김만태씨가 직접 그린 작품이다.                                                                                                                                              
북평면 남창리 시골집 벽면과 천장을 가득 메운 수묵화는 김만태씨가 직접 그린 작품이다.                                                                                                                                              

 

 북평면 남창리에 위치한 시골집은 수묵화 갤러리다. 벽면과 천장을 가득 메운 수묵화는 김만태(70)씨가 직접 그린 작품이다. 
세상에 이런 일에 출연할 법한 공간에 이곳을 찾는 이마다 입이 떡 벌어진다. 각종 TV프로그램, 인터뷰 섭외가 많이 들어왔지만 극구 사양해왔다. 
김만태씨는 10여년 전 모난 벽면을 예쁘게 가려보고자 우연히 붓을 들게 됐다. 어릴 적부터 미술에 소질이 있었던 김씨는 미대 진학을 꿈꿨지만 아버지의 반대로 토목공학과에 진학했고 50대 후반에 붓을 들게 되면서 그의 인생은 풍부해졌다. 
굽이치는 단단한 소나무, 바람에 흩날리는 대나무 이파리, 움직일 것처럼 생생한 닭과 개구리 등 그의 그림에는 힘이 있다. 
그는 주로 밤에 붓을 드는데, 고요한 시간에 그림을 그리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중년의 나이에 고향으로 돌아온 김씨는 처음 아는 지인들이 별로 없어 사람들을 구경하려고 이곳에서 장사를 하기도 했다. 
닭요리를 주로 내놓았는데, 이 맛과 분위기에 반해 완도, 해남 등 단골손님도 많았다. 
또 그 분위기를 만드는 데는 그의 그림이 한몫했다. 천장과 벽면을 가득 메운 그림들이 마치 동양화의 한 장면에 들어와 있는 것처럼, 그의 그림을 본 손님들은 너나 할 것 없이 그림을 갖고 싶어했다. 
처음에는 그가 그렸다는 사실을 못 믿는 손님들도 많아 그 앞에서 붓을 들고 글씨를 쓰고 그림도 선보였다. 
가만히 지켜보면 그림의 변화도 엿볼 수 있다. 그림을 시작하고 초창기에 그린 그림, 변화과정이 한눈에 들어온다. 
그의 그림에는 주로 한문과 함께 한글로 풀이된 글이 함께 적혀 있다. 
“세월이 가면 두 번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나에게는 좋은 책을 읽는 시간이 휴식이다”, “기도에 필요한 것은 아름다운 침묵이다” 등 깊은 성찰이 담긴 글귀이다. 
김만태씨는 “젊을 때부터 책을 많이 읽고 사색할 때가 많았다. 그는 좋은 글귀들을 나누는 게 즐겁고 의미있다”고 말했다. 
그는 주로 소나무, 대나무, 닭, 개구리 등을 그린다. 특히 김씨는 개구리 그림을 좋아하는데, 올해로 8살이 된 손주가 개구리 그림을 특별히 좋아하기 때문이다. 
김만태씨는 “손자가 개구리를 잡아달라고 한 적이 있는데 개구리가 도망가 못 잡고 그림에 여러 마리 그려둔 게 손주가 참 좋아했다. 손주들이 그린 그림도 이곳에 남아 있다”며 “내 나이 70인데 이제는 가는 길을 생각하고 인생의 마무리를 잘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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