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남군이 이례적으로 해남읍 인도 위 가로수를 걷어내면서까지 보행권을 확보하는 등 대대적인 인도 정비사업에 나섰다. 수십년간 미뤄왔던 통행로 확보 사업이 시작된 것이다.
그동안 인도조성은 걷기 편한 길에 대한 고민보단 ‘사업을 위한 사업’으로 정비해 왔다.
이에 지역 언론은 물론 맘카페 또 민원창구에서 보행권을 확보해 달라는 수많은 의견이 제기되기도 했다.
하지만 가로수 제거는 쉬운 일이 아니였다. 예산을 들여 심은 가로수를 또다시 예산을 들여 이식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확실한 대안을 제시하지도 못했다. 그렇게 방치된 해남의 인도는 온갖 적치물과 전신주, 쓰레기에 볼품없는 가로수까지 더해졌다.
해남읍에 가로수는 애물단지였다. 풍성하게 자란 가로수는 상인들의 적이 됐다. 간판을 가린다는 이유에서다. 민원을 버티지 못한 가로수들은 앙상하기 그지없고 행여나 좋은 수형을 유지하더라도 주변 상인들이 가만두질 않는다.
반대로 상인들이 만족할 만한 앙상한 가로수는 보행자들의 적이 됐다. 가로수의 기능이 상실된 채 가뜩이나 좁은 보행로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최소한의 녹색지대를 만들어주는 가로수를 쉽게 뽑을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하지만 해남군은 가로수를 뽑고 통행권 확보를 우선순위로 올렸다. 그동안 미뤄왔던 걷기 좋은 길을 만들기 위한 의지를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앞으로 대대적인 전선지중화 공사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이르면 내년 초 전선지중화 공사가 시작된다. 그동안 보행로를 차지했던 전신주가 사라지는 것이다.
좁은 인도위에 가로수가 사라지고 내년부터는 전신주도 하나둘 뽑혀 나간다.
이제 보행로에 대한 전체적인 디자인과 통일성을 고민해 볼 시기다.
- 기자명 해남우리신문
- 입력 2023.09.21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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