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창터미널 5년째 봉사
북평 남창 이판수 어르신

북평면 남창마을 이판수 어르신은 77세 나이에 여전히 열정적으로 일하고 봉사한다.

 

 사람이 사람답게 늙는다는 것을 웰에이징이라고 한다. 노년을 일과 봉사로 따뜻하게 물들이고 있는 이가 있다. 북평면 남창마을 이판수(77) 어르신은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것을 삶으로 보여준다. 
 77세, 여전히 열정적으로 일하고 봉사한다. 격일제로 주유소에서 일을 하는데, 벌써 5년째이다. 아침 6시 반부터 밤 9시까지, 하루 14시간반을 꼬박 일하지만 지친 기색 없이 일을 완수한다. 그가 건강하게 일하는 모습을 본 후배들은 어서 그만하고 일자리를 물려달라고 하지만, 여전히 건강이 허락할 수 있을 때까지는 왕성하게 움직이려고 한다.  
 이판수 어르신은 “주유소에 하루 평균 차가 70~80대가 들어오는데, 일하면서 많이 걸을 때는 9,000보씩도 걷는다. 서비스업이라 내가 먼저 웃고 친절하고 여전히 일할 수 있다는 즐겁고 감사하다”고 말했다. 
 시간관념이 철두철미한 그는 주유소 근무 후 다음날 어김없이 남창시외버스터미널로 출근한다. 이곳은 일터라기보다, 5년 전부터 마음으로 봉사를 하고 있는 곳이다. 
2002년부터 3년, 2013년부터 4년 간 남창마을 이장을 했던 이판수 어르신은 이장을 하면서 마을을 깊숙이 살펴보게 됐다. 이웃들의 사정을 알게 됐고, 이장직을 마치고 나서는 자신의 시간을 들여 작은 도움을 주고 있다. 
  새벽부터 저녁까지 터미널을 보느라 식사도, 화장실도 맘 편히 못 가는 이웃을 위해 잠깐씩 터미널을 봐주기 시작한 것이다. 
 이판수 어르신은 “이장을 하면서 이웃들의 삶이 가까이 보였다. 밥이라도 편하게 먹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잠깐 봐주게 된 것이 이제는 일상처럼 아침, 점심 터미널로 출근을 한다” 고 말했다. 
 5년 전부터 아침, 점심 식사시간에 맞춰 남창시외버스터미널을 봐주고 있다. 기계처럼 정확하게 일찌감치 아침, 점심을 먹고 터미널 사장을 위해 이곳으로 출동한다. 운동 삼아 나올 수 있다는 곳이 있어 즐겁다는 그는 웃는 얼굴로 손님을, 버스기사들을 맞이한다. 
 그는 젊었을 때부터 ‘육사생’이라는 별명이 있었을 정도로 절도 있고 반듯하게, 정직한 삶을 살려고 노력해왔다. 
 인생의 노년에 있어서 삶이 편안하다는 그는 얼굴마저도 인자하다. 수년 전까지는 세상을 이겨보려고 술을 많이 마셨을 때도 있었지만, 어느 날 마음에 깊은 깨달음이 생기면서 술을 끊게 됐다. 
 이판수 어르신은 “세상이 왜 이럴까 한탄스러울 때도 있었지만, 나하고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고 세상을 품으니 한없이 마음이 편안해졌다”고  말했다.
 그의 좌우명은 ‘마음먹기 나름, 생각하기 나름, 나하기 나름’이다. 세상 만사 나에게 달렸다는 것이다. 생각을 바꾸니 세상이 바뀌었단다. 그는 올여름처럼 찜통더위가 있었기에 이 만연한 가을이 좋은 것처럼, 매사에 긍정적으로 생각을 하려고 노력한다며, 살다 보면 즐겁고 좋은 날이 온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판수 어르신은 북평용줄다리기 보존회장을 역임하는 등 지역문화 계승을 위해 노력해왔으며, 마을학교 어린이들에게 역사를 교육하고 전수하는데 힘써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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