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송문학촌 토문재 촌장 박병두
인송문학촌 토문재 촌장 박병두

 

 지난달 송지고등학교 음악부 동아리 학생들이 기타와 연주 장비를 들고 토문재를 찾았다. 
내가 사는 송종리 마을에 착하고 아름다운 은희 학생의 가족들을 위한 어떤 위로와 용기를 심어주고 싶었다. 
도심지로 나가는 학생들이 면소재지 학교에서도 얼마든지 바른 품성과 질적인 교육환경을 통한 성장통의 밑거름이 될 수 있다는 믿음을 주고 싶었다. 은희는 차분하게 ‘바람의 노래’를 들려주었다. 그의 언니와 오빠도 같이 자리했으면 좋았을 것인데 참 아쉽다. 
장애가 있는 언니와 오빠의 성장통을 겪는 은희는 낮은 곳에서 높은 꿈을 꾸는 아이다. 
‘인생은 아름다워’ 주제로 시작한 버스킹 공연은 김미현 선생님의 지도가 빛을 발했다. 실제로 송지고 졸업생인 안세권 성악가는 국내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인간이 가장 인간다울 때는 울고 웃을 때이다. 여기에 영화 송포유(Song for You)를 보면 우리는 마음껏 울고 웃을 수 있다. 

 영화 송포유는 입소문을 타고 무서운 뒷심을 발휘해, 흥행 돌풍을 일으킨 음악영화다. 송포유는 아내의 마지막 소원을 이뤄주기 위해 합창 오디션에 도전하는 남편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한 남자의 아내이자 자녀들의 엄마이기도 한 메리언과 그녀에게 서툴지만 진심을 담은 노래로 사랑을 고백하는 아서의 모습은 자연스레 우리들의 부모님을 떠올리게 하며 가슴을 뜨겁게 적시곤 했다. 마치 한국 사회의 흔한 아버지와 아들 관계를 생각하게 한다. 무뚝뚝한 성격 탓에 애정 표현이 어색한 아서와 제임스의 부자 관계는 흔히 느껴봤음 직한 부모와 자녀 간 소통의 부재에 대한 문제를 부각시켜 관객들에게 많은 공감대를 형성해주었던 기억이다. 

 송포유는 가정의 달에 개봉한 영화지만 나는 일찍이 송지고 학생들이 5월 완도항 부두에서 공연하는 학생들의 티 없이 맑고, 순수한 학생들의 미소와 선율을 감상한 탓이었다. 송포유의 주인공 아서와 메리언 부부의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와 주위에 있을 법한 가족의 이야기가 관객들의 공감을 얻으며 부모님과 함께 영화와 음악이 안겨주는 평온함은 각박한 사회에 울림으로 다가왔었다. 이 영화의 매력은 젊거나 늙거나 생애의 한 부분에서 우리 모두에게는 사랑이 필요하다는 교훈을 준다.
 삶이 얼마 남지 않은 주인공 메리언은 마지막까지 합창대회 오디션을 위해 연금술사(연금으로 술술 사는 사람들) 합창단에서 열심히 연습한다. 그리고 드디어 본선대회 당일, 1차 합격한 그들에게 리허설을 앞두고 예상치 못한 시련이 닥친다. 메리언은 끝내 대회에 참가하지 못하고, 아서와 친구들에게 본인의 꿈을 대신 이뤄달라는 바람을 남겨둔 채 세상을 떠나고 만다.

 감동과 웃음이 공존하는 이 영화는, 보기만 해도 훈훈해지는 아서와 메리언 부부의 아름다운 사랑과 연금술사 합창단이 선사하는 유쾌한 모습이 어우러져 있다. 스티비 원더의 ‘유아 더 선샤인 오브 마이라이프(You Are The Sunshine of My Life)’부터 솔트 앤 페파의 ‘렛츠 토크 어바웃 섹스(Let’s Talk About Sex)’까지 그 이름만으로도 기대를 더 하는 세계적인 뮤지션들의 명곡들을 모두 만날 수 있었다. 특히 아내 메리언이 사랑하는 남편 아서를 위해 마지막 세레나데로 ‘트루 컬러스(True Colors)’를 부르는 장면은 이 영화를 접한 관객들 사이에서 명장면이 되었다. 까칠하지만 실은 누구보다도 아내를 사랑하는 남편 아서, 아서와 메리언 부부의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는 영화를 보고 나서도 강한 울림으로 남았다.

 웃음과 감동이 담겨 있는 송포유, ‘인생은 도박! 한 번뿐인 인생…’ 송지고 학생들이 ‘인생은 아름다워’ 주제를 선한 지도교사 김선생님의 마음을 읽는 부분이다. 음악회를 위해 달마산악회와 음향기기를 지원해준 대광조선 김원근 아우님께도 감사하다. 영화 수록곡의 가사가 지금도 귓가에 맴돈다. 삶과 죽음, 사랑과 순애보, 인간다운 너무나 인간다운 모습들이 가슴속까지 침투했다. 은희 학생이 저음으로 들려준 목소리에 그의 할머님은 숨을 죽이는 모습이었다. 생의 이반을 훌쩍훌쩍 눈물을 훔치고 살아왔을 삶의 기록들이 학생들만의 창의적인 꿈과 희망으로, 땅끝에서 하모니가 멈추지 않고 메아리쳐, 모두가 사랑과 나눔으로 배려의 삶이 차고 넘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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