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어떤 행사든 그동안 고생한 이들이 주인공이다. 그런데 주인공은 언제나 기관장과 정치인들이다. 행사 주인공은 맨 뒤에 앉고 정치인들은 마치 행사의 주인공처럼 등장한다. 인사말과 동선, 안전 모든 것이 정치인 중심이다. 
 그런데 정작 주인공인 것처럼 의전은 다 받아놓고 행사가 끝나기 전에 떠나는 것도 이들이다. 
 행사장 중간중간에 앉거나 미처 자리가 없어 서 있는 군민들에게 자리를 양보하면 큰일이라도 날까. 

 공무원들도 의전이라면 치를 떤다. 선거를 앞두고는 그렇게 머리 숙이던 이들도 당선만 되면 의전에 혈안이 되니 곱게 보일 리가 없다. 사실 정치인들이 행사장에 온다 한들 축사와 식전행사 관람, 기념사진 외에 소통이라 할 것도 없다. 
 의회는 공무원들이 얼마나 열심히 일했느냐, 또 예산을 잘 쓰고 있는지, 비효율적인 측면은 없는지를 견제하고 감시하는 기관이다. 그렇다면 의전 또한 행정력 낭비의 대표적인 예인데 왜 이는 묵인할까. 

 이러한 환경에서 공무원들은 의전을 수행하기 위해 발 벗고 나서고 사회단체는 행정의 지원을 받기에 의전을 무시하지 못한다. 그래서 악순환은 계속되고 있다. 그렇다면 정치권이 먼저 의전을 받지 않겠다고 선언을 해야 한다. 
 군민들도 원하고 공무원도 본연의 행사에 집중 할 수 있으니 일석이조다. 또 정치인들도 입법이나 민생을 돌아보기도 바쁜데, 일일이 행사장을 찾는 수고도 덜 수 있다. 의전(儀典)은 행사를 치르는 예법이다. 그렇지만 그 의미가 ‘정치인들 모시기’로 퇴색되고 있다. 최근에는 내빈 소개를 아예 생략하는 방식도 있다.

 눈살을 찌푸리지 않을 의전 기준이 필요하고 또 이는 정치인들이 먼저 나서 요구해야 하는 사안이다. 해마다 등장하는 볼썽사나운 의전 사태, 이제는 그만할 때도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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