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유성/해남우리신문 편집국 차장
                 김유성/해남우리신문 편집국 차장

 

 지난 2회 추경에서 삭감된 예산안이 토씨 하나 바뀌지 않고 그대로 올라왔다. 
우수영유스호스텔 리모델링 32억5,000만원, 김치원료 공급단지 구축사업 토지매입비 108억5,000만원. 군민광장 분수대 11억원 등 총 166억원에 이르렀다. 군의회 제2회 추경에서 이 예산을 삭감했을 때 후폭풍도 거셌다.
의회에서는 갑론을박이 이어졌고 심의도 길어졌으며 결국 예산 삭감이 결정된 후 각 상임위원장이 사임계를 제출하는 일까지 발생했다. 
이어 예산 삭감 소식에 우수영 주민들이 항의차 의장실을 방문했고 사회단체도 항의차 찾았다. 
그리고 2달 만에 열린 3회 추경에 삭감된 예산이 다시 올라왔다. 원안 그대로다. 
단 1원도 줄지 않았고 설계변경도 없었다. 
의회 입장에서는 자존심이 상했을 것이다. 심사숙고 끝에 내린 결정인데, 변한 것이 전혀 없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332회 제2차 정례회 총무위원회에서 집행부와 의회가 다시 만났다. 
추경안을 제시한 모 과장에게는 ‘이 사업 하지 말고 명예롭게 나가라’, ‘오점을 남기지 말고 인생 2막 잘 설계하라’는 등 심의와 관계없는 모욕적인 발언도 나왔다. 
또 ‘의회를 무시한 것이 아니고서는 이럴 수 없다’고 비판했다. 
집행부에서는 꼭 필요한 사업이기 때문에 다시 한번 심사숙고 해 줄 것을 요청한다는 취지라는 답변을 남겼다. 
의회는 구겨진 자존심을 어떻게 회복하느냐가 쟁점이었고 집행부는 어떻게든 사업이 추진돼야 한다는 맹목적인 돌진만 있었다. 
의회는 의회가 할 일을, 집행부는 집행부의 일을 했을까? 그렇다면 의회는 이렇게 쉽게 통과될 예산을 왜 무리하게 삭감했는지, 또 집행부가 의회를 존중한다면 원안 그대로의 예산안을 또다시 들여 밀 수 있는지 의문이다. 
해남군이 바로 서기 위해서는 의회와 집행부 간 견제와 공존의 합이 맞아야 한다. 
하지만 이번 일은 좋지 않은 사례도 남았다. 
군민의 입장에선 단순 신경전 이상의 어떠한 의미도 찾기 어려운 제3회 추경심의였다. 

저작권자 © 해남우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