읍 고도리 봄날미용실
김미례 원장 칭찬 자자

해남읍 고도리에서 봄날미용실을 운영하는 김미례 원장은 친정어머니 정정례씨를 19년 동안 모시고 있다. 

 

 “내 부모 모시는 게 뭐 효도랍니까.”
해남읍 고도리에서 봄날미용실을 운영하는 김미례(62) 원장은 주변에 효녀라는 칭찬이 자자하다. 인터뷰 요청에 당연한 일을 한 것이라며, 한사코 만류하던 김 원장은 친정어머니를 모신 지 19년이 됐다. 
어머니 정정례(98)씨는 처음에 골반 수술을 하고 하루만 지내다 간다는 생각으로 김 원장의 집에 왔지만 그게 19년이 됐다. 
아들들이 어머니를 모시겠다고 하지만 어머니 정정례씨는 딸이 좋단다. 8남매 대부분이 해남에서 살고 있지만 일곱째인 딸 김미례씨 집에 머물기를 고집한다. 
“그냥 딸네 집이 좋아. 이상하게 딸네집에만 있고 싶어.”
100세를 앞둔 어머니는 주중에는 노치원이라고 불리는 주간보호센터에 다닌다. 
화산면 하마도에서 자식들을 키우면서 모진 일 마다하지 않았던 어머니는 세월을 이기지 못하고 체구가 너무나도 왜소해졌다. 김 원장은 이런 어머니에게 늘 밝고 고운 색 옷만 입힌다. 
어머니는 연로해 혼자서 식사를 챙겨 드시기 어렵고 대소변 실수를 자주 해 김 원장의 보살핌이 필요하다. 
김미례 원장 “연세가 있으시다 보니 대소변 실수를 하셔서 그게 힘들다. 밉다는 생각보다 나이가 드셔서 안타깝다”고 말했다. 
아침마다 요강을 비우고 청소를 하는데, 남편도 장모를 보살피며 군말 없이 도왔다.
하마도가 고향인 김 원장은 18살에 미용기술을 배우고자 섬에서 나왔고, 광주 미용학원을 다닌 후 미용실을 운영해왔다. 송지 산정에서 ‘아씨미용실’을 36년 운영했고, 남편 병원과 가까운 읍 고도리로 지난해 이사해 ‘봄날미용실’을 열었다.
젊은 시절부터 아픈 남편을 돌봐온 김 원장은 그동안 가족들을 위해 하루도 쉬지 않고 미용실을 운영하며 생계를 책임져왔다. 몸이 아파 이틀에 한 번씩 투석을 해야 하는 남편을 살리고자 읍으로 이사한 것이다. 
엄마의 고생을 알아준 딸들은 이사한 가게에 ‘봄날’이라는 새 이름을 선물했다. 엄마의 인생에 따뜻한 봄날이 오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이웃 미용실 원장들은 “얼굴에 그늘이 없어 보여서 아픈 가족들이 있는지 몰랐다. 열심히 웃고 노력하며 사는 모습이 귀감이 된다”고 말했다. 
김미례 원장은 “우리 엄마는 요양원을 안 보내야겠다는 생각, 잘 해야겠다는 마음을 오래 전부터 가져왔다. 나는 내 스스로 효녀라고 절대로 생각하지 않고 그저 내 부모니까 모시는 것 뿐이다”고 말했다.
한편 김 원장은 생활력 강한 엄마로, 딸로 40여년을 살아왔다. 4년 전 난타를 배워 노인시설 등에서 장구, 춤 봉사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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