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 후반 뉴타운 조성사업은 쇠락해가는 농촌에 있어 한 줄기 빛이었다. 전남에서도 장성, 함평 등 많은 지자체가 뉴타운 조성사업을 함께했다. 농어촌공사가 주도한 농어촌 뉴타운사업은 정부는 물론 주민들과 전문가들도 장밋빛으로 내다봤던 사업이었다. 하지만 결과는 좋지 않았다. 집만 그럴싸하게 좋다고 해서 귀농·귀촌을 결정하지 않았던 것이다.
모든 농촌 마을은 수백년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다. 즉 하나의 마을이 탄생하고 정착하기까지는 수백년 동안 그 안에 살고 있는 사람들간의 정서의 통일성, 서로의 삶에 대한 가치의 공유 등이 차곡차곡 축적되면서 하나의 공동체 단위가 형성되고 안착되는 것이다.
새로운 마을의 형성은 철저히 인구유입이 목적이고 도시민들 위한 전원마을을 지향한다.
그러나 아파트가 아닌 농촌에서 너무도 다른 이들이 모여 한순간 마을을 형성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터전만 닦아주면 이주해온 이들끼리 알아서 살라는 것, 갑자기 모여든 타인들과의 삶이라 이해요구가 상충했을 때 조정의 여력도 없다.
해남에도 인위적으로 형성된 마을이 있다. 문내면 지중해마을과 삼산면 문화마을이다. 이들 마을이 정착하기까지 많은 갈등과 시간이 소요됐다.
또 삼산면 평활리는 생활 인프라가 갖춰진 마을이 아니다. 보통의 농촌마을과 다르지 않다. 이는 소득보장과 교육, 의료, 생활인프라가 모두 해결되는 신도시의 경우와 분명히 다르다는 것이다.
또한 농촌의 교감문화와 도심의 관계문화가 충돌했을 때 오는 부작용을 해남군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여력도 경험도 부족하다. 민간에서 추진한 뉴타운도 길게는 10년 이상 투자해도 분양 완료가 어려운게 현실이다.
정부는 과거 농어촌공사에서 추진한 뉴타운 조성사업의 실패를 거울삼아 이번에는 8개 부처가 함께 힘을 모은다. 그렇다고 큰 변화를 기대하는 이는 없다. ‘이번에는 다를까’라는 기대를 품기엔 과거의 형태와 너무 유사하다는 점에서 우려가 크다. 더 신중하게 더 꼼꼼하게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