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산 연곡마을 청장년들
카페서 신나는 농촌살이
화산면 연곡마을 청장년들이 교류하는 이곳은 일명 동네 카페다. 하나는 가정집 테라스에, 다른 하나는 가정집 비닐하우스에 위치해 특징도 각양각색이다.
이곳 동네카페를 이용하는 주민들은 주로 50~60대. 3~5년 전 고향 연곡으로 귀촌한 이들과 토박이로 살아온 주민들이 모이는 곳이다. 한 번 모일 때면 보통 10명 이상.
연곡에서 평생 살아온 채기숙(63) 부녀회장은 “우리는 농사일에만 묻혀 살았는데 도시 살던 친구, 동생들이 고향으로 돌아오면서 동네가 고소해지고 살맛 난다. 아침에 일어나면 세수도 안 하고 괜히 카페에 온다”며 즐거운 동네살이를 이야기한다.
연곡마을의 기쁨이라는 뜻의 ‘연희카페’는 박화숙(59)씨의 집 테라스에 위치한다.
서까래 앞에 데크목으로 공간을 넓히고 큰 통창으로 마당 풍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이곳 카페지기 박화숙씨는 찾아오는 주민들을 위해 커피, 차, 간식 등을 늘 준비한다. 4년 전 고향으로 귀촌한 박화숙씨 집 테라스는 아무리 손님이 많이 와도 테이블, 의자가 넉넉하다.
넉넉한 인심으로 때론 음식과 술을 나누며 시골살이의 즐거움을 쌓아간다. 또 카페 내에 화초, 꽃 등 다양한 식물을 키워 볼거리를 늘려가고 있다.
박화숙씨는 “다 알던 사람들이니 텃세도 없고 즐겁게 나이 들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연희카페가 말끔하게 모여 수다를 나누는 공간이라면, 그야말로 흙 묻은 장화를 신고도 편하게 들르는 마을 카페도 있다.
채인기(63)씨 마당 비닐하우스에 위치한 ‘수채카페’다. 이곳은 바로 앞에 물이 들고 나는 수문이 있어 이름을 수채라 지었다.
연곡주민들은 밭에 갈 때면 대부분 이 집 앞을 지나가는데, 밭일을 오가며 꼭 이 카페를 들러 수다를 떤다.
처음에는 귀촌한 채씨가 집을 고치는 것을 구경하던 사람들이 커피 한 잔씩을 얻어 마시다가, 날이 추워 비닐하우스에 테이블과 의자, 커피포트를 놓다 보니 자연스럽게 카페가 됐단다.
수채카페는 흙 묻은 장화를 신고도 편하게 머물다가는 카페다. 들에 오며 가며 늘 들르는 사랑방이다. 봄이 되면 하우스 안에는 꽃이 피고 텃밭 채소가 자라니, 여기서 새참도 먹고 고기도 구워 먹는단다.
이곳 카페지기 채인기씨는 하루에도 찾아오는 이들이 많다 보니 가끔은 일 진행이 안 된다며 즐거운 비명을 지른다. 그래도 찾아오는 이들이 있어 즐겁고 좋단다.
연곡마을 박귀성(65) 이장은 “우리 마을에 젊은 사람들도 많고 재밌게 잘 논다며 다른 마을에서 많이들 부러워한다. 농번기 바쁠 때 빼고는 자주 모인다. 오다가다 모여 이야기하고, 안 오면 전화해서 부르고 그렇게 모임이 이어진다”고 말했다.
한편 연곡마을에서는 다양한 마을공동체 사업, 으뜸마을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자주 모여 교류를 하다 보니 그 안에 즐거운 거리가 생겨나는 것이다.
올해는 마을회관 옆에 컨테이너를 놓아 노래, 댄스, 서예, 북 등 다양한 문화를 배우고 즐기도록 마련할 계획이다.